미국 언론이 아시아나 항공기의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 사고 원인과 관련해 조종사의 과실 문제를 집중적으로 부각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한국과 미국 당국의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된지 얼마 되지 않았고 기체 결함이나 공항의 관제탑 실수, 활주로 문제 등에 따른 사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성급한 예단은 금물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뉴욕타임스(NYT)는 9일(현지시간)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데버라 허스먼 위원장의 전날 브리핑 내용을 전하면서 아시아나기 사고에 대한 초기 조사의 초점이 조종사 등에 맞춰져 있다고 보도했다.
허스먼 위원장은 브리핑에서 사고기의 착륙 직전 속도가 정상보다 훨씬 낮았음을 지적하며 "조종사에 대한 조사를 중점적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종 결론은 내려지지 않았지만 조종사들이 어떻게 사고기를 조종했고, 어떻게 훈련받았고 어떤 비행 경험을 지녔는지를 살피고 있다"며 조종사 과실 가능성을 비중 있게 조사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NYT는 다른 기사에서 사고기를 조종한 이강국 기장의 보잉 777기 조정 경험 부족 문제도 거론했다. 신문은 이 기장의 샌프란시스코 항공 비행이 처음이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조종사의 경험과 훈련이 조사 대상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는 "NTSB가 사고 항공기 조종사가 적절한 절차와 국제 안전 기준을 제대로 준수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
CNN 방송은 "비디오와 자료를 살펴보니 조종사들의 부주의가 의심된다"는 전직 미국 연방 교통부 항공사고 조사관 메어리 시아보의 말을 보도했다. CNN은 "이 기장이 사고 기종인 보잉 777을 9차례, 43시간밖에 운항하지 않았다"면서 "통상 모든 항공기에서 경험이 풍부한 조종사의 비행시간은 100시간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워싱턴포스트(WP)는 사고 다음 날인 지난 7일부터 조종사 과실 가능성을 제기했다. 신문은 "미국 연방 교통 당국이 조종사 과실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AP 통신은 "10시간의 비행이 마무리할 때쯤이면 조종사의 피로가 적지 않다"는 델타 항공 전직 조종사 케빈 히아트의 말을 전하면서 NTSB 역시 조종사들이 얼마나 충분한 휴식을 취했는지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미국 당국과 언론의 이런 시각에 경계심을 보였다.
국토교통부는 "NTSB 발표 내용만으로 조종사의 과실로 예단할 수 없다"면서 "다른 자료와 연계해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영두 아시아나항공 사장도 "사고기는 비행 1만 시간이 넘는 숙련된 조종사가 교관 기장으로 탑승했다"면서 기장의 비행 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일축했다.
전문가들도 사고기 잔해와 블랙박스 분석 등으로 정확한 결과가 나올 때까지 예단을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항공기 사고는 조종사의 과실과 기체 결함, 공항의 관제 문제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기 때문에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하려면 객관적이고 전문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에도 사고기 제조업체인 보잉이 미국 기업이고 사고가 일어난 곳 역시 미국이라는 점 등을 이유로 미국 언론이 의도적으로 한국 조종사들의 과실로 몰아가려 한다는 글들이 올라 있다.
(샌프란시스코 뉴욕=연합뉴스)
아시아나기 사고 '조종사 과실' 부각 미 언론 논조 논란
"이제 초기 조사 단계…예단 자제해야"…SNS엔 '의도적'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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