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에게 선거개입을 지시한 혐의로 기소된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이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치열한 법정공방을 예고했다.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이범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원 전 원장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한다"면서 공소장에 범죄사실의 기본전제로 포함된 이른바 '국가정보원 운영방침'에 대해서도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공소장에 '원 전 원장이 행정안전부 장관 시절 촛불 사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반 대한민국 세력에 맞서는 사이버 활동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거나 '직원들에게 국정원의 직무를 넘어 사이버 공간에서까지 정치적 활동을 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그릇된 인식을 심어줬다'는 취지의 '국가정보원 운영방침'을 공소사실의 기본전제로 적시했다.
변호인은 "공소사실 가운데 불법 선거운동과 정치활동 관여 행위의 시기와 내용이 달라 상상적 경합으로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밝혀 양측이 법리를 둘러싸고도 팽팽하게 맞설 것으로 전망된다.
재판부도 변호인의 의견을 받아들여 검찰에 공소장 변경을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와 관련, 검찰은 원 전 원장의 불법 행위가 여러 범죄 구성요건을 이루는 '상상적 경합'에 해당한다고 보고 선거법 위반과 국정원법 위반 혐의를 동시에 적용한 바 있다.
상상적 경합이란 하나의 행위가 여러 범죄에 해당하는 경우를 가리킨다.
이런 경우 '행위의 동일성·단일성'이 인정돼야 한다.
재판부는 국정원의 정치개입 사건에 대한 국회의 국정조사가 진행중인 점을 고려해 본격적인 재판을 다소 늦추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원 전 원장이 피고인 신분으로 법정에 출석하는 첫 재판은 8월 중순 이후에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재판부는 오는 22일 오전 11시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을 열어 쟁점을 구체적으로 정리하고 증인신문 계획을 세울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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