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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걸어서 구속수감된 이사장님은 어떻게 지낼까

[취재파일] 걸어서 구속수감된 이사장님은 어떻게 지낼까
지난 2일 영훈국제중 입시비리를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하주(80) 영훈학원 이사장이 구속수감 됐습니다. 영장은 밤 9시쯤 발부됐고, 그는 걸어서 검찰 청사를 나왔습니다. "할 말이 없다", "죄송하다"는 말을 남긴 채 성동구치소로 가는 승용차에 탑승했습니다.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그가 법원에 출석한 건 오전 10시 20분쯤. 구급차가 법원에 도착했고, 간이침대에 누운 김 이사장을 의료진과 학교 관계자들이 옮겼습니다. 팔엔 링거를 꽂고, 두 눈은 꼭 감은 채 아무 말 않는 모습은 누가 봐도 중환자였습니다. 그랬던 그가 11시간 뒤 검찰 청사를 걸어 나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인터넷에선 '김 이사장이 기적을 경험했다'는 조롱이 넘치고 있습니다.

그는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요. 검찰 관계자가 전한 그의 근황을 알려 드립니다.

검찰은 그제(3일)와 어제(4일) 이틀간 그를 북부지방검찰청으로 불러 면담을 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진술을 청취했는데, 특별히 노인이라는 사실 외에 건강에 문제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호송차량을 이용해서 소환조사를 하고 있는데, 어제부턴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됐습니다.

'걸어서' 검찰 청사를 나온 그는 성동구치소 내 병동 7~8인실에 수감돼 있습니다. 그의 몸에 아무런 이상이 없는 건 아니기 때문이랍니다. 우선 고혈압 약을 복용하고 있습니다. 복통이 있다고 호소한 적도 있답니다. 
지난 1일 김 이사장은 수면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았습니다. 검사 도중 용종이 발견됐고, 제거 수술을 했답니다. 모두 구속 여부가 결정되는 영장실질심사 하루 전날 벌어진 일입니다. 수술 뒤엔 약간의 출혈이 있어, 검찰은 앞으로 1주일 정도는 건강상태를 지켜봐 가며 조사를 할 계획입니다.

개인적인 이야기이지만, 30대 초반인 저 역시 지난해 수면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프로포폴로 전신마취를 했는데, 깨어보니 간호사가 용종이 있어 제거 수술을 했다고 일러주었습니다. 조금 황당했습니다. 하루 동안 술을 마시지 말라고 했고, 죽처럼 부드러운 음식을 권하기에 종일 지시에 따랐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오후에 회사로 출근해 업무를 봤습니다. 솔직히 수술했다고 하니 괜히 서글프고 하루 쉬고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정작 수술을 받았다는 장에선 아무런 통증도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김하주 세로_50
30대인 저와 80대인 김 이사장을 단순히 비교할 수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용종 제거라는 게, 하루가 지나서도 앰뷸런스에 간이침대 신세를 져야 할 만큼 큰 수술은 아닐 겁니다.

지난 2일 김하주 이사장은 검찰 청사에서 10시간 넘게 법원의 결정을 기다렸습니다. 그는 청사 안에 있는 간이침대에서 대기했다고 합니다. 내시경 검사와 영장실질심사. 연이틀 초조한 시간이었을 겁니다. 법원이 영장을 발부하자, 검찰은 그에게 "영장 집행은 승용차로 해야 하니 휠체어 같은 건 쓰기 어렵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 말을 들은 그는 스스로 일어나 걸어서 청사를 나갔다고 합니다.

휠체어를 타고 밖으로 나갔다고 해도, 차에 타려면 휠체어에서 스스로 일어났다가 좌석에 옮겨 타야 합니다. 그런 일 역시 누가 봐도 부자연스럽습니다. 갑자기 솔직해지고 싶었던 걸까요. 영장 발부를 피하려는 게 구급차를 타고 온 소기의 목적이었다면, 그걸 이루지 못한 마당에 모든 게 거추장스럽게 느껴졌을 수도 있을 겁니다. 사실 가장 신속하게 기자들을 피해 이송차량에 오르는 방법은 두 다리로 재빨리 걷는 것뿐이기도 합니다.

검찰은 '걸어나간' 김 이사장을 거의 매일 부르고 있습니다. 입학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학부모 5명에게 9천만 원을 받고 성적조작에 관여한 혐의를 캐묻고 있습니다. 지원자의 출신 초등학교를 보고받고, 영훈초등학교 출신을 많이 선발하라고 지시한 혐의, 법인 예산 일부를 사적인 용도로 사용하는 등 17억 원 정도를 횡령한 혐의 역시 수사대상입니다. 구치소나 검찰 청사 안에서 그는 잘 걸어 다닌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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