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의 정국 불안으로 잠잠했던 유로존 위기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시행 중인 포르투갈은 긴축정책을 둘러싼 갈등으로 재무장관과 외교장관이 사임하는 정국 혼란으로 유로존 위기의 진원지로 떠올랐다.
3일(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페드루 파수스 코엘류 총리가 이끄는 포르투갈 연립정부는 내부 갈등에 휘말려 정권 붕괴라는 일촉즉발의 위기를 맞고 있다.
포르투갈 증시의 PSI 20 지수는 정국불안 악재로 이날 5.25%나 폭락해 2011년 8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고,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2012년 11월 이후 최고치인 8.02%까지 치솟았다가 6.72%로 마감했다.
포르투갈의 위기 상황은 긴축정책을 주도해온 비토르 가스파르 재무장관이 사임한 데 이어 후임 장관 임명을 둘러싼 이견으로 파울루 포르타스 외무장관이 2일 밤 사퇴를 선언하면서 고조됐다.
포르타스 장관이 이끄는 우파국민당(CDS-PP)이 연립정부에서 이탈하면 코엘류 총리가 이끄는 사회민주당 연립정부는 다수당 지위를 상실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코엘류 총리는 정국불안에 재정 위기론까지 돌출되자 총리직에서 물러날 의사가 없음을 거듭 강조하며 사태 수습에 힘을 쏟고 있다.
코엘류 총리는 이날 베를린에서 열린 청년실업해소 EU 정상회의에 참석해 "이번 난관을 극복할 자신이 있다.
내부의 위기는 아주 신속히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전날 포르투갈 TV 연설에서도 "이 나라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포르타스 장관의 사표도 수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포르타스 외무장관은 이에 대해 자신의 사임 결정을 철회할 뜻이 없다며 코엘류 총리를 압박했다.
그는 "총리가 사임한 재무장관 자리에 비슷한 인물인 재무차관을 임명한 것을 인정할 수 없다"며 "총리에게 이런 우려를 전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맞섰다.
포르타스 장관은 긴축정책을 완화해야 한다는 자신의 주장에도 공기업 민영화를 주도한 알부케르케 재무차관이 장관으로 임명되자 이에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파국민당은 이날 향후 진로를 모색하기 위한 긴급 대책회의를 가졌으나 뚜렷한 결론 없이 산회했다.
포르타스 장관에 이어 일부 각료의 추가 사퇴설이 퍼진 가운데 아니발 카바코 실바 포르투갈 대통령은 금주 중 정당 대표들과 만나 위기를 수습하겠다고 밝혔다.
포르투갈은 2011년 780억 유로의 구제금융을 받았지만 회복 성과는 부진하고 긴축에 대한 국민의 반감은 높아 이중고를 겪고 있다.
공무원 5만명을 구조조정하고 공무원 연금을 20% 삭감했지만 실업률이 17.5%에 이르는 등 경제난이 이어지고 있다.
포르투갈의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는 2008년 2분기의 91.6%에 머물러 금융위기 이전 수준과 여전히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유로존 위기 재발을 우려가 고조되자 포르투갈 정치권을 향해 정쟁 해소를 촉구했다.
유럽집행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포르투갈의 상황을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며 "국가 재정안정성까지 위협하는 정국 불안이 신속히 해결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은 "정국불안으로 재정신뢰도가 흔들리면 그동안의 경제회복 노력이 무위로 돌아가 포르투갈 국민이 더 큰 고통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무장관 협의체(유로그룹)의 의장인 예룬 데이셀블룸 네덜란드 재무장관도 포르투갈의 정권 붕괴 가능성을 우려하며 "상황의 심각성을 감안해 포르투갈은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럽의 싱크탱크인 오픈유럽은 코엘류 총리와 포르타스 외무장관이 극적인 타협책을 찾지 못하면 총리가 다수당 지위를 잃고 사퇴하거나 자의든 타의든 내각 불신임안이 의회에 상정되는 절차를 밟을 것으로 내다봤다.
(런던=연합뉴스)
포르투갈 정국 불안에 유로존 위기감 고조
연정붕괴 위기…코엘류 총리 "신속히 극복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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