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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 열어주세요" 비응급성 신고에 허탈한 119

<앵커>

119는 정말 응급할 때 이용해야 합니다. 그런데 들어오는 신고를 가만 보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전화가 적지 않습니다.

노동규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소방 관제센터에 쉴새 없이 전화벨이 울립니다.

서울에만 하루 8천여 건의 신고 전화가 걸려옵니다.

황당한 요청도 많습니다.

[(신고자 : 지금 이게 중요한 서류인데, 일본 가야 하는데 안 열리거든요.) 소방서 : 국제여객터미널이요? 신고자 : 네. 지금 빨리 좀 와주세요. 빨리 가야 합니다.]

빨리 와서 잠긴 가방을 열어달라는 겁니다.

스무 살 난 딸이 연락이 안 되니 찾아달라는 어머니의 신고를 받고 급히 출동한 구조대.

하지만 얼마 안 돼 차를 돌립니다.

[신고자한테 취소요청 왔으니 돌아갑니다.]

[김민국/서울 강남소방서 구조대원 : 가족을 찾는 위치 추적 출동률이 많은데요, 이번 건 같은 경우는 이제 가족 간에 연락이 돼가지고 다행히 잘 해결돼서….]

손가락에서 반지가 빠지지 않는다며 119 구조대를 찾기도 하고 집에 문이 잠겼다고 열쇠수리공 대신 119에 신고를 하는 경우는 다반사입니다.

지난 3년 동안 서울 119 소방구조대가 출동한 30만여 건 가운데 동물구조나 문 따기 같은 이른바 '생활안전 출동'이 절반에 가까운 13만여 건이나 됩니다.

[임철수/서울 강남소방서 구조대원 : 배수로에 차 키가 빠졌는데 자기가 충분히 팔 뻗으면 닿을 수 있는 지점인데도, 신고하는 사람들도 있고요, 자전거가 빠졌다고 신고가 들어와서 자전거를 빼 주는 경우도 있고….]

사소한 일로 119를 찾는 통에 소방력 낭비가 우려되는 상황.

효율적인 구조활동을 위해 정말 필요한 상황에만 소방서의 도움을 구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합니다.

(영상취재 : 김학모·정상보, 영상편집 : 하 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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