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서도 야스쿠니(靖國)를 못 벗어나는 한국인 영혼을 생각하면 화가 납니다. 일본인은 야스쿠니의 진실을 알아야 합니다."
일본인 이토 미에코(伊藤美惠子·67·여)씨는 '야스쿠니 신사 무단 합사 철폐소송'의 일본 지원단에서 5년째 일하는 활동가다.
이희자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 공동대표 등 한국인 희생자 유가족 11명이 지난 2006년부터 일본 정부 등을 상대로 제기한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된 가족의 이름을 삭제해달라는 소송을 지원하고 있다.
그런 이토씨가 지난달 5일 남편과 두 아들을 두고 한국으로 유학을 왔다.
칠순을 바라보는 이토씨가 이런 결정을 한 것은 제대로 된 소송 지원을 하려면 한국을 더 잘 알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토씨는 1일 "한국어 자료도 읽고 싶고 일제강점기 역사도 배우고 싶었다"며 "이희자 대표를 만날 때마다 '내가 한국을 잘 알았으면 더욱 깊이 있는 대화를 했을텐데'하고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이토씨가 처음 한국에 관심을 둔 것은 1960년대로 거슬러 간다.
그녀는 "중학교 수학여행 때 본 백제 불상을 잊을 수 없다"며 "1964년 한일회담 때는 한반도 분단은 일본의 책임이 크다는 생각에 반대시위에도 참가했다"고 했다.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음에도 3·1운동을 주제로 졸업논문을 썼다.
중·고등학교 교직원으로 30여년간 일한 이토씨는 다큐멘터리 영화 '안녕, 사요나라'를 보고 야스쿠니 합사 철회 운동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안녕, 사요나라'는 한국인 피해 보상을 돕는 '군인군속재판지원회'의 후루카와 마사키(古川雅基) 사무국장과 이희자 대표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다.
이토씨는 "다큐멘터리를 보고 가슴이 먹먹해졌다"며 "전쟁 때문에 고통받는 이들이 있는데도 일본정부는 아시아 해방전쟁이라고 주장해 어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현재 '군인군속재판지원회'에 소속돼 야스쿠니 합사 철폐 소송 등을 지원하는 활동가는 일본 전역에 300명이 넘는다.
이토씨는 "저도 예전엔 야스쿠니가 종교시설이지 전쟁을 미화하는 곳이라는 건 몰랐다"고 했다.
현재 이화여대 언어교육원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이토씨는 광화문 역사박물관·천안 독립기념관·서대문형무소 등을 돌아다니며 한국 역사 익히기에 여념이 없다.
그녀는 "나이가 많아 이번이 한국을 배울 마지막 기회"라며 "야스쿠니에 대해 잘 모르는 일본인이 야스쿠니의 진실을 알게 되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야스쿠니 진실 알릴래요"…67세 일본인 한국 유학
희생자 유가족 對日 소송 지원 활동가 이토 미에코氏<br>"제대로 지원하려면 한국 더 알아야…야스쿠니는 전쟁 미화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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