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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과 울고, 웃고…무대에 펼쳐진 노장배우의 삶

<앵커>

요즘 연극계에선 연기 인생 50년 안팎의 노장 배우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공연을 잇따라 내놓고 있습니다. 노장들의 연기도 물론 훌륭하지만, 자신의 이야기기 때문에 관객들은 더 큰 감동을 받고 있습니다.

정경윤 기자입니다.



<기자>

어둡고 삭막한 노인 병원, 올해 일흔인 배우 오영수 씨가 빨간 트레이닝복을 입고 요란하게 등장합니다.

티격태격 다투면서도 서로에게 의지하며 지내는 70대 두 노인, 하지만 외로운 죽음의 그림자는 피할 수 없습니다.

[젊은 날의 내가 그립다!]

관객들은 마치 자신의 미래의 모습인 양 함께 웃고 눈물을 흘립니다.

[이명은/관객 : 언젠가 나도 저렇게 되겠지. 말이 통하는 사람과 서로 서로 배웅해 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봤습니다.]

[오영수 (70세)/연극배우 : 내 나름대로 질곡있는 삶도 있으니까. 이렇게 반추해서 생각해보면 눈물이 나고…]

불꺼진 무대 뒤, 관객 한 명 없는 컴컴한 곳에서 노배우는 젊은 시절 자신이 했던 연기를 다시 한번 펼쳐봅니다.

지나간 시간에 대한 아쉬움, 홀로 남겨진 고독을 담아낸 안톤체홉의 단막극 '백조의 노래', 극 중 주인공처럼 50년 넘게 무대를 지켜온 배우 박정자 씨가 관객들을 만납니다.

[박정자 (72세)/배우 :  내 고백같은 거예요. 내 얘길 하고 있는 거예요. 관객들의 표정도 내가 읽으면서, 연기할 때 보면 참 좋아.]

무대 위에서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 보는 노장 배우들, 하고픈 말을 쏟아내기 보다 젊은 세대들도 공감할 수 있는 공연을 만들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습니다.

[손숙 (70세)/배우 : 뭔가 좀 농익어있고 또 인생을 볼 수 있고.  방법이 없어요 묘책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연습 밖에 없어요.]

무대가 곧 인생인 배우들의 투혼이 관객들에게 긴 여운을 남기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서정곤·김흥식·박승원, 영상편집 : 최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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