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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안 찜통인데 어떡해"…유명무실 공회전 단속

<앵커>

서울시가 올해부터  공회전 금지구역을 시내 전 지역으로 확대했습니다. 잘 지켜지면 대기오염을 크게 줄일 수 있지만, 지금의 단속 조례는 생계형 운전자만 힘들게 할 뿐, 별 효과가 없어 보입니다.

유덕기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

울의 한 버스 터미널입니다.

내리쬐는 햇볕에 아스팔트 열기까지 올라와 그야말로 찜통입니다.

출발을 앞둔 버스들은 에어컨을 틀기 위해 미리 시동을 건 상태.

때맞춰 공회전 단속이 시작되자 운전사와 손님 모두 거세게 반발합니다.

[고속버스 기사 : (버스 안에) 들어가 보세요! 승객들은 더워서 땀 흘리고… 법이고 원칙이고 간에 승객들이 필요한 건 에어컨 바람이에요!]

강한 반발도 부담이지만 단속 규정 역시 실효성이 없습니다.

단속 기준상 공회전 시간을 잴 때는 운전 기사에게 경고한 뒤 시작해야 합니다.

단속 정보를 미리 알려주는 셈입니다.

또, 1미터라도 움직이면 단속 대상이 아닙니다.

오늘 두 시간 동안 공회전 단속에 동행했지만 일반 택시나 승용차는 단 한 건도 단속할 수 없었습니다.

[정승철/택시기사 : (공회전 단속된 적 있으세요?) 그런 일은 없었어요. (몇 년 일하셨어요?) 20년 정도 일했어요.]

서울시에선 올해부터 공회전 금지 지역을 확대하고 단속도 강화했지만 과태료 부과 건수는 44건에 불과합니다.

[서울시 관계자 : (공회전 단속 시) 운전자한테 경고를 하게 돼 있어요. (그렇다 보니) 실제 단속되는 차량 대부분이 운전자 없는 경우죠.]

전국적으로도 연간 단속 건수는 백건에도 못미칩니다.

[환경부 관계자 : 반발이 (심하니 단속 수행하는) 지자체에서는 부담을 느껴요. 단속도 중요하지만 국민들의 인식 전환도 중요하다 생각해서….]

서울시는 내일부터 여름철 공회전 집중단속에 들어간다는 방침인데, 그전에 단속의 현실성과 실효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부터 찾아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김성일, 편집, 우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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