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가요 프로그램을 떠올려보면, 8주 연속, 12주 연속 1위라는 기록이 흔했습니다. 하지만 요즘 음반시장에선 정상에 올라도 1주일 버티기가 어렵습니다. 대중들의 취향 말고도, 구조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정경윤 기자입니다.
<기자>
자작곡 9곡으로 첫 정규 앨범을 낸 가수 로이킴, 발매 당일 온라인 음원 사이트마다 실시간 1위를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가수의 신곡이 발표되자 바로 순위가 바뀝니다.
온라인 스트리밍과 다운로드 횟수를 통해 실시간 평가를 받으면서 하루가 멀다 하고 순위가 요동치는 겁니다.
가수나 제작자들은 마케팅 경쟁은 물론, 음원 사이트 상위권에 오르는 지름길인 추천곡 선정에도 사활을 걸 수밖에 없습니다.
[음반 제작사 관계자 : '추천곡'에 들어가느냐, 안 들어가느냐가 음원 매출에 굉장히 큰 영향을 미쳐요. (추천곡에) 선정되게 하려고 여러 가지로 애를 써야 하는 상황인 거죠.]
올바른 선택을 방해받는 소비자.
또 공들여 만든 곡들이 제대로 평가 못 받는 가수들에게도 부메랑인 셈입니다.
[최광호/한국음악콘텐츠산업협회 사무국장 : 실시간 차트에서 1위는 어떻게 보면 진정한 1위는 아니라고 생각이 될 수 있는 것이죠. 얼만큼 오래 머물렀다는 것이 대중에게 더욱 인기를 받는 곡이 어떤 곡이냐를 판단하는 좋은 기준이 될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눈앞의 순위에 집착하는 풍토에서 벗어나 소비자들이 진정성 있는 평가를 내리고 스테디셀러가 사랑받는 문화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영상취재 : 박승원·김세경·최은진, 영상편집 : 오세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