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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시간 줄여 일자리 늘린다…도입 과제는?

<앵커>

여기는 국회입니다. 지금 이곳 국회에서는 근로 시간을 줄여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법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 근로자들은 1년에 2천 116시간을 일합니다. OECD 국가 평균보다 4백 시간 이상 많습니다. 이런 큰 문제를 법하나 가지고 해결할 수는 없겠죠. 착한 성장 연속기획, 오늘은 근로시간을 줄여서 일자리를 더 만들기 위해서 법 외에 과연 어떤 고민을 해야 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김범주 기자입니다.



<기자>

광주에 있는 한 제과회사 공장.

작업장을 나서자 어디선가 노랫가락이 들려옵니다.

전국 경연대회에 나가려고 직원들이 남도 아리랑을 연습하는 겁니다.

12시간씩 맞교대로 일했던 예전엔 생각도 못했던 취미생활입니다.

[김지희 : 12시간씩 일할 때는 몸이 많이 무겁고 힘들고 눈도 잘 안 떠지고….]

그런데 노사가 반 년간 논의한 끝에 1년 전, 8시간씩 일하는 3교대제를 도입했습니다.

노조는 근로시간이 줄어든 만큼, 임금을 20% 가까이 줄이는 데 동의했습니다.

[강길원/노조위원장 : (노조원들을) 설득시키기가 굉장히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근무시간이 요즘 환경에서 8시간으로 가는 게 맞다.]

회사는 이 양보를 바탕으로 15억 원을 들여서 160명이 있던 공장에 정직원 60명을 새로 뽑았습니다.

직원들이 집중해서 일하면서 생산량은 10% 늘고 불량률은 30% 줄었습니다.

국회는 주당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줄여서 그만큼 일자리를 만드는 법안을 논의 중입니다.

현재 조선산업은 평균 60시간, 자동차는 최장 70시간씩 일하고 있습니다.

법안이 마련되더라도 실제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노조는 임금 삭감, 회사는 비용 증가라는 부담을 놓고 한 발씩 양보해야 합니다.

[김혜영/노사발전재단 장시간근로개선 컨설턴트 : 이성적으로 대화로 풀어나갈 수 없는 그런 성향을 가진 오너나 노조위원장을 만났을 때, 그때가 제일 난감하죠.]

또, 제도도 점진적으로 바꿔가야 합니다.

매주 하루씩 숙직을 서야 했던 이 공원 직원들은 1년 전 야간 당직자를 새로 구하면서 삶의 질이 높아졌습니다.

[김철화/조경사 : 아이가 가장 좋아하고요, 그리고 집사람과 여행도 갈 수 있고….]

이렇게 여력이 있는 공공 부문과 대기업부터 모범사례를 쌓아가는 것이 좋은 방법입니다.

또 업종별, 업체별로 처한 상황이 천차만별인 만큼 정부의 세밀한 지원책과 인센티브도 필요하다는 평가입니다.

[배규식/한국노동연구원 : 이런 비용들을 어떻게 노사간에, 또 사회적으로 나누면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이게 지속가능하게 만들 건가 이게 우리사회의 중요한 과제죠.]

법은 시작일 뿐, 건전한 노사 문화와 제도적 지원책이 뒤따라야 근로시간 감축이 진짜 일자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영상취재 : 박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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