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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구 넘는 유해…파주 야산에 거대한 적군묘지

<앵커>

6.25 국군 전사자 유해 발굴 과정에서 북한과 중공군의 유해도 적지 않게 발굴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측이 인수를 거부해서 천구가 넘는 유해가 타향 언덕에 묻혀 있습니다.

김흥수 기자가 파주 적군묘지를 찾아가 봤습니다.



<기자>

경기도 파주의 한 야산에 작은 대리석 묘비들이 줄지어 서 있습니다.

6.25 전쟁 당시 남한 지역에서 전사한 북한군과 중국군의 유해가 안장된 곳입니다.

적군 유해도 존중하고 관리한다는 제네바 협정에 따라 우리 군은 지난 1996년 이곳에 적군 묘지를 조성했습니다.

이곳 적군묘지에 안장된 북한군과 중국군의 유해는 모두 1천 100여 구에 달합니다.

정전 이후 6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북한이 유해 인수에 나서지 않으면서, 이렇게 고향이 있는 북쪽을 향한 채 낯선 땅에 잠들어 있습니다.

[이상철/국방부 군비통제차장 : 북한군과 중국군의 유해를 송환하겠다고 북측에 제의했지만, 북한군은 송환 받는 것을 거부해 왔습니다.]

입소문을 타고 알려지면서 적군묘지를 찾는 중국 관광객이 점차 늘어나자 국방부는 지난해 말 5억 원의 예산을 들여 묘지를 재정비했습니다.

그러자 총부리를 들이댄 적을 위한 성지를 만들 필요 있냐는 비판과 함께 이들도 이념의 희생양으로 감싸 안아야 한다는 의견이 맞섰습니다.

[곽지현/경기도 파주시 : 그 사람들도 뜻하지 않은 거니까 보존해서 관리해주는 게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박동주/경기도 고양시 : 6.25 때 피해를 많이 봤기 때문에 과도하게 관리하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해요.]

해마다 평균 5~60구씩 적군 유해가 발굴되고 있지만 거대한 이념의 무덤에 갇혀 버린 채 언제 고향으로 돌아갈 지 기약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영상취재 : 유동혁, 영상편집 : 최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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