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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국정원 국조 '돌연' 합의 배경은

여야, 국정원 국조 '돌연' 합의 배경은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를 놓고 평행선을 달리던 여야가 25일 국조 실시를 전격 합의한 데에는 크게 세가지 정치적 상황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로 여야 대립이 격화하면서 국정원 국정조사는 더욱 요원해졌다는 전망이 많았지만, 일단 새누리당이 외견상 한발짝 물러서는 형태로 전격적인 합의가 이뤄졌다.

일자리 창출, 경제민주화를 포함한 국정과제 법안을 처리해야 할 6월 임시국회가 파국 일보 직전의 위기에 처하자 집권 여당으로서 부담감이 적지 않았던 것이 야당의 국조요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었던 요인으로 꼽힌다.

물론 민주당도 장외투쟁을 선언하며 파상공세를 펼치긴 했지만 민생을 외면했다는 비판을 피해갈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둘째, 새누리당의 국정조사 거부 명분에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선거개입 의혹으로 기소된 마당에 새누리당이 민주당의 '매관·매직 공작' 의혹과 국정원 여직원 인권유린 수사 종료를 조건으로 국정조사를 거부하는 것은 "국조를 기피하려는 핑계"라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왔다.

특히 민주당의 요구를 외면할 경우 국정원을 감싸는 듯한 인상을 주면서 불필요한 의혹을 살 수 있다는 점이 새누리당으로서는 고민스러운 지점이었다.

실제로 대학생들의 시국선언에 일부 천주교 신부가 가세하는 등 심상치 않게 돌아가는 시국상황을 방치할 경우, 통제불능의 상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우려했다는 설명도 여권 일각에서 나온다.

새누리당 홍지만 원내대변인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우리가 대승적으로 양보한 것으로서 국정조사 범위에 서해 북방한계선(NLL) 대화록 부분은 포함되지 않는다"면서 "사회적 갈등과 소모적인 논쟁을 멈추고 국민을 위한 민생법안들을 하루빨리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NLL 대화록 공개로 새누리당으로서는 국정조사에 응해도 손해 볼 게 없다는 내부 계산이 끝났다는 해석도 있다.

새누리당은 대화록 전문을 국정원으로부터 전달받고도 공개를 유보했지만 일부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결과적으로는 '선(先) 대화록 공개, 후(後) 국정원 국정조사'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셈이 됐다.

그러나 국정조사가 합의한 대로 굴러갈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증인 채택 과정부터 새누리당은 대선 당시 민주당 선대본부장이었던 김부겸 전 의원을 비롯해 당직자를, 민주당도 전현직 국정원장과 권영세 주중대사 등 대선 개입 의혹에 등장한 인물들을 무더기로 신청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여야간 공방만 벌이다 국정조사가 공전할 수도 있다.

앞서 지난 2월 임시국회에서 실시하기로 합의한 '민간인 불법사찰' 국정조사도 계획서 채택 과정에서의 의견차이로 아직 실시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또 국정조사 범위에서도 새누리당이 이른바 '매관공작' 등 민주당 연루 부분까지 다시 들고나오면 여야간 지루한 줄다리기 속에 시간만 허비할 수도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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