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 1일 한국에서 전 세계 최초 개봉을 확정 지으며 본격 개봉 카운트 다운을 시작한 '설국열차'. 송강호, 고아성 외에도 크리스 에반스, 틸다 스윈튼, 존 허트, 에드 해리스, 제이미 벨 등 세계적인 명배우들을 캐스팅하기 전, 기차가 있었다.
새로운 빙하기, 노아의 방주처럼 살아남은 인류 전원을 태우고 설원을 질주하는 기차는 '설국열차'의 시작과 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영화의 첫 번째 주인공이다.
'기차'라는 공간에 대한 끌림으로 영화화를 결심한 것은 물론, 인류 마지막 생존지역인 기차 안에서 억압에 시달리던 꼬리 칸 사람들이 반란을 일으키면서 부자와 공권력이 있는 앞쪽 칸을 향해 돌진한다는 스토리 또한 기차에서 기인했던 만큼 봉준호 감독은 시나리오와 함께 기차에 대한 고민부터 먼저 진행시켰다.
기차에 대한 고민의 결과물은 시나리오 완성 직후인 2011년 11월, 봉준호 감독이 직접 그린 도면으로 그 실체를 처음 드러냈다.
'설국열차'는 맨 뒤쪽 꼬리 칸부터 영구동력이 있는 맨 앞쪽 기차의 심장, 엔진 칸까지 총 60칸. 다 이어 붙이면 1.5km에 달하는 세상에 없는 열차로, 열차 도면에는 칸 별 크기는 물론 이름까지 자세히 표기되어 있어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야 하는 미술팀을 포함한 전체 제작진에게 일종의 가이드 기능을 톡톡히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단순히 꼬리 칸이라고 되어 있는 뒤쪽 칸에 비해 앞쪽 칸으로 갈수록 꼬리 칸 사람들의 식량을 생산하는 단백질 블록 생산 칸, 물공급 칸, 온실 칸, 정육점 칸, 수족관 칸, 수영장 칸, 사우나 칸, 라운지 칸, 미용실 칸, 클럽 칸, 아편굴 칸, 엔진 칸 등 다양한 칸들이 명시된 이 도면은, 멈추지 않고 달릴 수 있는 열차의 자급자족 시스템을 보여준다.
또한, 뒤쪽 칸과 앞쪽 칸의 다른 모습은 열차 안의 불평등한 구조를 드러내며 반란이 왜 시작되었는지 짐작하게 하는 한편, 꼬리 칸 사람들의 반란 여정을 따라 전개되는 영화에서 칸마다 펼쳐질 새로운 풍경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한다.
열차가 곡선 궤도를 달리면서 벌어지는 교실 칸과 수영장 칸 사이의 총격전 장면에서 총탄이 오고 가는 거리까지 정확하게 계산된 이 도면은, 세상에 없는 새로운 세계를 만든 '설국열차'가 봉준호 감독의 손끝에서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짐작하게 한다.
한편, 도면과 함께 공개된 '설국열차' 운행도’는 지구의 끝과 끝, 43만8000km에 달하는 거리를 1년에 한 번 순회하는 '설국열차'의 노선을 보여주는 지도로, 마치 실존하는 열차의 세계 일주 운행도를 보는 것처럼 영화에 대한 흥미를 더한다.
'설국열차'는 냉전 시대 갑자기 찾아온 기온 이상으로 혹독한 추위가 닥친 지구에서 유일한 생존처인 열차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로 오는 8월 1일 전 세계 최초 개봉한다.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김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