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비밀 개인정보 수집 프로그램 존재 사실을 폭로하고 홍콩에 은신하다 러시아로 피신한 전(前) 미국 중앙정보국(CIA)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30)의 행적이 이틀째 묘연하다.
하루 전 모스크바에 도착한 뒤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스노든은 이튿날인 24일 오후(현지시간) 쿠바행 여객기에 탑승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 비행기에도 오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지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은 모스크바에서 쿠바 아바나로 가는 러시아 국적 항공사 아에로플로트의 에어버스 여객기 A330-200(노선 번호 SU150)이 이날 오후 2시 45분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을 이륙했으나 스노든은 이 여객기에 탑승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 여객기는 당초 2시 5분 출발할 예정이었으나 40분 연발했다.
스노든은 홍콩에서 러시아로 오기 전 미리 이 여객기의 이코노믹석 좌석까지 예약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쿠바행 여객기에 탔던 기자들은 "스노든이 예약했던 것으로 알려진 이코노믹석 17A가 비어 있었다"며 "이코노미석과 비즈니스석 어디에서도 스노든의 모습을 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기내에서 스노든을 취재하려던 30여명의 기자들만 아무 일없이 아바나로 날아갔다.
셰레메티예보 공항 관계자는 "스노든이 탑승 수속까지 마쳤으나 여객기에 오르지는 않고 환승 구역에 남았다"고 전했다.
공항 보안 관계자도 스노든이 여전히 공항 내 환승 구역에 머물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소식통은 스노든이 오후 4시 58분에 출발하는 그다음 쿠바행 여객기로 러시아를 떠날 것으로 예상했으나 그가 이 여객기에 탑승했다는 보도는 나오지 않았다.
스노든은 당초 오후 2시 5분 모스크바를 출발하는 항공편을 이용해 쿠바 아바나로 간 뒤 그곳에서 곧바로 정치적 망명을 신청한 에콰도르로 향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이런 관측은 빗나갔다.
현재까지 나온 현지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스노든은 여전히 공항 내 환승 구역에 머물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스노든이 예정됐던 여객기에 탑승하지 않은 것은 이 비행기에 30여명의 기자들이 함께 타면서 그들로부터 취재를 당할 것을 우려한 때문이란 해석이 나왔다.
이와 함께 경유국인 쿠바나 최종 목적지로 알려진 에콰도르 등과 환승 및 입국 절차와 관련한 최종 조율을 마치지 못해 모스크바 출발을 미뤘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리카르도 파티노 에콰도르 외무장관은 이날 베트남 하노이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스노든에게 정치적 망명처를 제공하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며 "러시아 측과도 현재의 상황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노든이 아직 공항에 머물고 있으며 결국은 쿠바를 거쳐 에콰도르로 향할 것이란 관측과는 달리 그가 이미 러시아를 벗어났을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 소식통은 인테르팍스 통신에 "스노든이 기자들을 피해 다른 항공편으로 이미 러시아를 떠났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하지만 스노든의 출발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미국 측의 요청을 받은 러시아 당국이 그를 체포했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하지만 한 소식통은 인테르팍스 통신에 "러시아 국경을 넘지 않은 스노든을 체포해 미국으로 추방할 근거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러시아 당국은 하루 전에도 스노든을 체포할 계획이 없음을 밝힌 바 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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