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의 비자금 조성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윤대진 부장검사)가 의혹의 정점에 있는 이재현 회장을 오는 25일 소환키로 함에 따라 신병처리 수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이 이 회장에게 소환을 통보하면서 CJ 비자금 수사가 8부 능선을 넘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21일 CJ그룹에 대한 압수수색으로 본격 수사에 착수한 지 한 달여 만이다.
그동안 '검찰이 부르면 언제든지 나가 조사받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던 이 회장은 출석 통보에 응하겠다는 뜻을 검찰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과거 2건의 사건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지만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1997년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 현철씨가 기업인들로부터 금품을 수수하고 세금을 포탈한 혐의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수사를 받을 때 이 회장은 참고인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경복고 동문으로 현철 씨와 비교적 가까운 사이였던 이 회장도 당시 검찰 수사 선상에 올랐으나 처벌 대상엔 포함되지 않았다.
2009년에는 '박연차 게이트'를 수사하던 대검 중수부에 또다시 참고인 신분으로 불려가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이 회장이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을 통해 세무조사 무마 로비를 했다는 의혹을 확인하고자 이 회장을 세 차례 불러 조사했으나 때마침 노무현 전 대통령 관련 사건이 터지면서 수사는 더이상 진전되지 못한 채 중단됐다.
하지만 두 차례 검찰 수사망을 피했던 이 회장이 이번엔 쉽게 혐의를 벗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23일 검찰에 따르면 이 회장은 국내외 비자금 운용을 통해 510억원의 조세를 포탈하고 이 과정에서 해외 투자자를 가장해 CJ그룹의 주식 매매를 하면서 주가를 조작한 혐의도 받고 있다.
CJ제일제당의 회삿돈 600여억원을 횡령하고 일본 도쿄의 빌딩 2채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CJ 일본법인을 연대보증 세우고 법인 건물을 담보로 제공해 회사에 350여억원의 배임을 저지른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 회장이 서미갤러리를 통해 1천억원대의 미술품을 차명 거래하며 비자금을 세탁·관리했다는 의혹을 수사중인 만큼 조사 결과에 따라 혐의 내용이 추가될 가능성이 크다.
검찰이 수사 한 달여 만에 이 회장을 소환하는 데에는 혐의 입증에 필요한 증거가 충분하다는 자신감이 깔려 있다.
이미 2008∼2009년 대검 중수부가 내사해온 자료가 축적돼 있었던 데다 한달여 간의 수사로 이 회장의 혐의를 입증할 증거들을 넉넉히 확보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 회장의 '집사'로 알려진 신모 CJ글로벌홀딩스 대표를 구속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 회장의 혐의가 상당 부분 밝혀진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신 부사장을 구속할 때 적시한 영장 범죄사실에는 이 회장이 공범으로 기재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홍콩과 싱가포르 등 2곳의 현지 당국에 요청한 CJ그룹의 차명계좌 거래 내역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고 국내 금융기관 등에 요청한 차명계좌 실소유자 확인 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혐의 입증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이 회장이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 중 한 명인 만큼 소환 조사를 한 차례로 마무리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조사할 양이 방대해 한 번의 조사로 끝나지 않으면 이 회장을 일단 집으로 돌려보냈다가 재소환 조사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 회장의 혐의가 중대하고 범죄 액수가 거액인 만큼 돌발 변수가 없는 한 구속영장이 청구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 회장 측은 국내 최대의 로펌 김앤장과 광장 등의 변호사들을 대거 선임해 검찰의 소환 조사에 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과 세 번째 `악연'을 맺게 된 이 회장이 수사의 칼끝을 막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CJ 비자금 '몸통' 이재현 회장 영장 청구될듯
피의자 신분으로 첫 소환…검찰과 세 번째 `악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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