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와 직접 회담을 추진하는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이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에 수감된 탈레반 지도자 5명을 석방하는 대가로 자신들이 억류 중인 미군 포로를 풀어주겠다고 밝혔습니다.
탈레반 고위대변인인 샤힌 수하일은 AP 통신과 인터뷰에서 보 버그달 미군 병장과 관타나모 수감자 5명의 맞교환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2009년 아프간 남동부 지역에서 실종된 버그달 병장은 아프간 전쟁 이후 현재까지 남아있는 유일한 미군 포롭니다.
버그달 병장은 현재 파키스탄에 붙잡혀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탈레반은 교환 대상으로 전 육군 최고사령관 무함마드 파즐, 아프간 북부지역 두 곳에서 주지사를 지낸 물라 누룰라 누리, 탈레반 정부 시절 내무장관으로 재직한 카이룰라 카이르크와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은 탈레반과 포로 맞교환을 논의하는 방안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젠 사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탈레반과 버그달 병장의 무사귀환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며 버그달 병장의 석방이 미국의 최우선 사항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사키 대변인은 관타나모 기지에 수용된 탈레반 수감자들을 이송하려는 결정은 하지 않았다고 전제하면서도 탈레반이 이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과 탈레반은 2년여 전부터 간헐적으로 평화회담을 위한 비밀 접촉을 해왔으며 논의 대상에는 이들 포로의 맞교환 방안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그러나 양자 간의 직접대화에 불만을 품은 아프간 정부가 끼어들면서 관타나모 탈레반 대원들의 이송지 등을 놓고 대화가 교착상태에 빠졌습니다.
양측은 최근 탈레반이 정치사무소를 개설한 카타르 도하에서 양자 회담을 시작하기로 했지만 역시 아프간 정부의 반발 등으로 연기됐습니다.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은 탈레반이 정치사무소에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에미리트'라는 명패를 단 것이 사실상 망명정부를 나타낸다고 보고 격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이 명패는 어제 제거됐고 아프간 정부가 문제삼았던 탈레반 깃발도 길가에서는 보이지 않도록 조치됐다고 외신은 전했습니다.
카르자이 대통령도 대통령실 대변인을 통해 미국이 도하의 탈레반 사무소가 대사관이나 망명정부처럼 보이지 않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지킨다면 탈레반과 평화협상에 응할 의사가 있다며 다소 누그러진 입장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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