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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박 대통령, '디자인'을 말하다!

삼청동 브리핑

[취재파일] 박 대통령, '디자인'을 말하다!
정치부 정준형 반장입니다.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취재하면서 가장 관심을 갖고서 중요하게 보는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대통령의 '말'입니다. 국가원수인 대통령이 하는 '말'이 갖는 힘은 대단합니다. 국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대통령이 어떤 말을 하느냐에 따라 그날 저녁 방송뉴스와 다음날 조간 신문들의 톱기사가 바뀔 수도 있습니다.

박근혜_500

 
박 대통령이 어제(18일)와 그제(17일) '디자인'이라는 말을 꺼냈습니다. 이틀 연속 '디자인'에 대해 말을 한 것입니다. 제 기억에 박 대통령이 '디자인'이란 말을 한 것은 처음입니다. 그렇다면 박 대통령이 '디자인'에 대해서 무슨 말을 했느냐?

먼저 어제 박 대통령이 한 말부터 볼까요! 박 대통령은 어제 페이스북 최고경영자인 저커버그를 만난 자리에서 핵심 정책기조인 '창조경제'를 설명하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박 대통령, 마크


"디자인이란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란 정의가 있습니다. 페이스북도 그렇고 벤처도 그렇고 사람들에 대한 관심, 어떻게하면 더 편하게 해주고 더 안전하게 해주고 더 소통을 용이하게 해주고 하는 사람에 대한 관심과 배려, 이것으로  시작된다고 할 때, 창조경제도 사람을 사랑하는 데서 출발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어떤가요? 박 대통령이 말한 '디자인'의 의미가 이해되시는지요? 박 대통령이 말하고자 했던 것은 궁극적으로 '디자인'이란 말보다는'창조경제'였습니다. 창조경제의 의미를 쉽게 이해하기 위해, '창조경제란 사람을 사랑하는데서 출발점이 돼야한다'는 점을 강조하기위해 '디자인'이란 말을 예로 든 겁니다.

박근혜 수석비서관회


박 대통령은 앞서 그제 열렸던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디자인'에 대해서 처음으로, 또 보다 구체적으로 말을 꺼냈습니다. 요약을 하면 이렇습니다.

" 디자인은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저는 창조경제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합니다. 장사하는 분들은 어떻게하면 손님을 더 만족시킬 수 있을까, 농사짓는 분은 어떻게 하면 더 건강하고 신선한 농산물을 제공할 수 있을까하는 배려와 노력을 했을 때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고 창조경제도 성공할 수 있는 것입니다.

디자인이란 말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디자인은 사용목적에 따라 제품의 형태와 장식 등을 설계하거나 보완하는 것이라고 돼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사람을 더 편하게 하고 제품이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할 것인가, 어떻게하면 다른 사람을 도와줄 것인가하는 고민에서 창조도 나올 수 있습니다."


어떤가요? 어제 저커버그와 만나서 '디자인'에 대해 한 말의 뜻을 좀 더 이해하시겠는지요?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에서 출발한다"는 점을 강조하기위해 이틀 연속 '디자인'이란 말의 정의를 예로 들어 설명한 것입니다.

이 대목에서 기억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지난 3-4월 사이에 박 대통령이 핵심 정책기조로 내세운 '창조경제'를 둘러싸고 "창조경제라는게 도대체 뭐냐?"하는 논란이 크게 일었습니다. '창조경제 개념의 모호성'을 놓고 새누리당과 청와대, 정부에서 모두 혼선을 보이면서 논란을 빚었고, 급기야 장관 청문회에서까지 창조경제 개념을 두고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물론 일반인과 기업들도 창조경제 개념이 뭐냐를 놓고 설왕설래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박 대통령이 이틀 연속 '디자인'을 말하는 것을 보고, 대통령이 '창조경제 개념을 어떻게 쉽게 표현할까' 고민을 많이 했겠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앞서 4월 3일 창조경제 개념의 모호성 논란에 대한 취재파일 (해당 취재파일 보러 가기)을 올리기도 했습니다만, 창조경제 개념의 모호성 논란과 관련해 개인적으로 두가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첫째, 창조경제란 게 이런거다라고 보여주는 구체적 사례가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그러다 보니 자꾸 공허한 개념 논쟁만 벌어져 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둘째, 창조경제가 뭐다라는 것을 사람들이 단박에 알 수 있도록 한 두 문장으로 간결하게 정리가 돼야하는데 그게 안됐다는 겁니다. 박 대통령이 예전에 창조경제에 대해서 친절하게 설명하는 것을 보더라도 2-3분 이상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렇게 길게 설명을 해야 사람들이 "아! 창조경제가 이런거구나"하고 이해할 수 있다면 개념 설명에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말입니다.

박 대통령이 어제, 그제 한 말을 되새겨 보면 한마디로 "창조경제는 디자인과 같다. 디자인처럼 다른 사람을 배려해주고 사랑해주는 마음에서 출발해서 고민하다보면 창조적 아이디어가 나오는 것이다."라고  요약할 수 있습니다.

박 대통령 입장에서 위에 지적한 두가지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숱한 고민을 한 끝에 나온 말이 "창조경제는 디지인과 같고, 사람을 사랑하는데서 출발한다."는 말일 텐데요. 어떠신가요? 창조경제의 개념이 쉽게 이해가 가십니까? 박 대통령이 그토록 강조해온 창조경제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이 가십니까?

박 대통령이 앞으로 '디자인'이라는 말을 얼마나 더 자주 강조할 지 지켜보시는 것, 또 창조경제와 관련해 '디자인'이 아닌 다른 쉬운 예를 찾아서 국민들에게 제시할 수 있을지를 지켜보시는 것도 청와대와 관련된 정치 뉴스를 보다 관심있게 보실 수 있는 관전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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