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궁 탐방은 물론, 카툰 동양화까지 동원
[ SBS E! 연예뉴스 | 김재윤 선임기자] 윤정확 대표는 최근 김태희의 출연으로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은 SBS 월화드라마 ‘장옥정’ 포스터를 선보였고, SBS 새 주말드라마 ‘결혼의 여신’, KBS 새 수목드라마 ‘칼과 꽃’ 포스터 촬영도 진행했다.
특히, 2000년대 초중반 홀로 포스터를 제작하던 윤 대표는 최근 기획 디자인 인력을 보강하며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다. 드라마 포스터들이 각광을 받으면서 경쟁사들도 늘어난 데다, 퀄러티를 좀 더 높여 보자는 생각에서다.
“지상파는 물론 케이블 종편까지 드라마를 방송하는 만큼 수요도 늘었어요. 여기에 포스터의 중요성도 강조되고 포스터 제작 업체들도 늘어나면서 퀄러티 높은 포스터만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가 왔죠. 고인 물에서 창의력이 발휘될 수 없겠다는 생각에 기획, 디자인, 3D 등에 재능이 있는 젊은 피를 수혈했어요. 홀로 드라마 포스터 분야를 개척하면서 이끌어줄만한 선배가 없었던 게 아쉬워한 만큼 후배들에게 많은 것을 알려주고 싶어요”
특히, 그는 팀원들을 독려하며 퀄러티 높은 포스터를 제작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장옥정’ 포스터도 그렇게 탄생되었다.
“‘장옥정’은 김태희씨가 출연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방송 전부터 관심이 모아졌어요. 그래서 저희도 촉각이 곤두섰고 아이디어 회의도 많이 했죠. 어울리는 배경을 찾기 위해 우리나라 궁이란 궁은 다 다녀본 것 같아요. 덕분에 역사공부 잘했죠.(웃음)”
이후에도 새로운 실험을 계속되었다. SBS 주말드라마 ‘맛있는 인생’ 포스터엔 드라마 포스터 사상 최다 인원인 35명이 등장했다.
“감독님이 전 출연진이 등장했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버스를 구해서 한 명씩 순차적으로 앉혀놓고 촬영을 했죠. 이후에 CG와 합성 작업을 거쳐 포스터를 탄생시켰어요. 포스터 촬영을 처음 해 본 조연급 배우 분들이 좋은 경험했다고 하셔서 뿌듯했어요”
이외에도 ‘내 여자 친구는 구미호’에서는 카툰 형식을 차용하기도 했고, ‘광개토태왕’에서는 동양화를 접목시키기도 했다.
경쟁력 높여야만 생존 가능
하지만, 한창 각광받던 시기 그는 시련을 겪었다. 지나친 자신감이 독이 됐던 것이다.
“포스터 잘한다고 알려지면서 자만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 제작진과 작가가 의도하는 걸 전혀 캐치하지 못하고 엉뚱한 방향으로 포스터를 제작한 적도 있어요. 제 자신을 너무 믿었던 거죠. 그러면서 뒤를 돌아보며 반성도 많이 했어요”
그래서일까. 그는 향후 계획에 대해 다소 의외의(?) 답변을 내놓았다. 그는 경쟁이 치열한 만큼 1등을 하겠다는 대답 대신 업계의 파이를 키워 공생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드라마 제작단계에서부터 포스터 업체들이 경쟁을 해요. 드라마 콘셉트에 가장 잘 부합한 작품을 선보인 업체가 선정되는 거죠. 우리나라에도 이제 그런 문화가 자리잡았으면 좋겠어요. 인맥보다는 실력으로 경쟁하고, 그런 과정을 통해 제작자들의 실력도 향상되고 퀄러티 높은 포스터도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그런 만큼 그는 전문성을 더욱 강조했다. 포스터 제작에 있어 단순 포토그래퍼가 아닌 디자이너의 측면으로도 함께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Funny PD(Photographer+Designer)라는 회사명도 그의 지론을 반영한 것이다.
희로애락의 감정을 변주하는 드라마들의 특성을 살려 다양한 포스터를 제작해 온 윤정확 실장과 Funny PD 팀원들. 앞으로도 그들이 만들어 낼 ‘Funny’한 포스터에 관심이 모아진다.
jsama@sbs.co.kr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사진 김현철 기자)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김재윤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