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윤의 비하인드 ①] ‘드라마 포스터’ 개척자들의 고민은?

TV의 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드라마.

언제나 시청자들의 화제의 중심에 있는 만큼 최근엔 방송 중인 드라마들뿐만 아니라 방송 예정인 드라마들도 시청자들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 때 가장 관심을 받는 것이 바로 드라마 포스터다. 주요 배우들과 캐릭터, 드라마의 전반적인 성격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드라마 포스터는 사전 홍보 수단으로 적극 활용되고 있으며 시청자들도 새 드라마에 대한 기대를 품고 포스터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과거 입에서 입으로 드라마가 회자된 것에 비해 최근엔 온라인과 SNS 등을 통해 드라마가 화제를 모으는 만큼 드라마 포스터에 대한 중요성도 더 커졌다.

우리나라 드라마 포스터 제작의 1세대 대표주자인 퍼니피디(Funny PD)의 윤정확 대표와  장광영 팀장, 임은지, 정현우씨를 만나 드라마 포스터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들어봤다.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시작

‘드라마 포스터계의 마이더스 손’으로 알려진 윤정확 대표. 하지만 윤 대표는 이런 평가에 대해 손사래를 쳤다.

영화 포스터가 하나의 독립된 ‘작품’으로 인정받고 별개의 장르로 자리 잡은 데 비해, 드라마 포스터는 이제 막 걸음마를 떼고 자리를 잡아가는 중이기 때문이다.

“영화 포스터는 그 자체로도 소장가치가 있을 정도로 하나의 장르로 인정받고 있어요. 전보다 나아지긴 했지만 드라마엔 그런 개념이 희박했죠. 제작사나 방송사가 ‘감히’ 드라마 포스터를 만들 엄두를 내지 못했던 시절도 있었어요.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포스터의 형태를 갖추지 못한 것도 많았죠”

우리나라 드라마 포스터의 시초는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에 광고주들을 위한 드라마 설명 자료를 보내는 것이었다고 한다. 이후 각 방송사 사보에 신작 드라마 안내 코너에 사진과 글을 함께 싣는 형태로 발전해갔다.

그러던 드라마 포스터가 지금의 형태를 띠게 된 것은 바로 윤 대표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2000년대 초반 ‘쉬리’, ‘공동경비구역 JSA’ 등 한국 영화가 르네상스를 맞이하면서 영화 포스터도 덩달아 주목을 받게 되자 윤 실장은 본격적으로 드라마 포스터 제작을 시도했다.



“당시만 해도 드라마 스틸 컷은 사보나 드라마 홈페이지에 몇 장 활용되는 정도였어요. 하지만 드라마 포스터를 제대로 만들어 바람을 일으키면 홍보에 훨씬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죠. 특히 영화 포스터를 둘러싸고 다양한 기사와 반응이 나오는 것을 보고 성공을 확신 했어요”


이영애, 김희애로 극적인 반전

드라마 포스터에 대한 개념조차 없던 시절 그는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작업에 몰두했다고 한다. ‘왜 돈을 들여 쓸 데 없는 짓을 하느냐’는 반응은 물론, 촬영장에서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반응도 냉랭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장금’ 포스터가 주목을 받으면서 드라마 포스터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도 달라졌다. 주요 등장인물이 총출동한 다소 어수선한 기존 포스터 형식에서 탈피, 이영애 원톱이 주는 강렬한 포스터로 눈길을 사로잡은 것.

이후 그는 ‘내 남자의 여자’, ‘쩐의 전쟁’, ‘온에어’, ‘아내의 유혹’, ‘시크릿 가든’, ‘대물’ 등 SBS 간판 드라마 포스터를 잇따라 히트시켰다.

또한, KBS ‘엄마가 뿔났다’, ‘솔약국집 아들들’, ‘성균관스캔들’, ‘제빵왕 김탁구’, MBC ‘대장금’, ‘다모’, ‘내 이름은 김삼순’, ‘인어 아가씨’ 포스터 작업을 이끌며 일약 ‘드라마 포스터계의 마이더스의 손’으로 떠올랐다.

특히, ‘대장금’을 통해 드라마 포스터에 대한 인식을 바꾼 윤정확 대표는 지난 2007년 SBS ‘내 남자의 여자’ 김희애를 통해 다시 한 번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내 남자의 여자’ 포스터 촬영 때 김희애씨 코디에게 팜므파탈 느낌이 나는 옷을 준비해달라고 했어요. 그런데 다음날 준비해온 의상이 장난이 아니었어요. 김희애씨가 직접 준비했다고 하더라고요. 김희애씨처럼 요즘엔 배우분들이 더 적극적이에요. ‘천사의 유혹’ 포스터 촬영 할 때는 남녀주인공 배수빈, 이소연씨가 살짝 노출을 해야 했는데 촬영을 위해 미리 몸을 만들기도 했죠”

‘김재윤의 비하인드 ②’에서 계속…

jsama@sbs.co.kr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사진 김현철 기자)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김재윤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