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경은 ‘남자가 사랑할 때’에서 한태상(송승헌 분)의 출생의 비밀을 간직한 로이 장으로 분했고, 방영 직후 포털사이트 인기 검색순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신인배우로서 첫 작품에 이 같은 주목을 받는 건 쉽지 않을 터. 김서경은 “큰 기회를 얻었다는 게 정말 꿈만 같다.”며 벅찬 심경을 밝혔다.
◆ 지하벙커에서 연습한 연기…"절실함은 남들 못지 않아요"
아직 시청자들은 김서경에 관해 아는 것보다 알지 못하는 게 훨씬 더 많다. 학창시절 모범생 축에 속했던 김서경은 세종대학교 호텔경영학과를 입학한 뒤 군복무를 마친 26살에야 연기를 배우기 시작했다. 마스크 엔터테인먼트의 회장의 자재란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지만 김서경이 ‘특혜’를 입은 건 조금도 없었다.
“뒤늦게 연기를 배웠지만 절실함은 남들 보다 못하지 않았어요. 지하 벙커에서 연기를 배우고 오디션을 보면서도 한번도 꿈을 놓지 않았거든요. 중간에 연기 학원을 다닌 적도 있었지만 학원에서 얻은 건 하나도 없었어요. 대신 사람들을 관찰하고, 관계들에 대해서 나름대로 실험을 해보면서 조금씩 연기를 알아갔던 것 같아요.”
“부친 덕 좀 봤겠다.”는 세간의 추측에 김서경은 하고 싶은 말이 많다. “아버지는 누구보다 제가 잘 되길 바라시지만 그렇다고 제가 ‘탄탄대로’만 걷게 하진 않으세요. 아버지 역시 30년 이상 다른 일을 하시다가 저와 함께 이쪽에 발을 디디셨고, 함께 부딪쳤어요. 파도를 맞는 바위가 더 아름답듯, 저는 조금씩 성장했습니다.”
김서경은 가장 고마운 존재를 묻는 질문에 조금의 머뭇거림도 없이 배우 김성오를 꼽았다. 그에게 김성오는 때론 ‘친형제’, 때론 ‘선생님’ 같은 존재라는 것. 김서경은 “지난 2~3년 동안 제가 힘들 때 웃을 때 모두 함께 있어준 게 바로 성오 형”이라면서 “같은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정신적으로 큰 의지가 됐다.”고 설명했다.
김서경은 신인배우다운 겸손함은 있었지만 숨길 수 없는 자유로움이 있었다. 학창시절 해외 유학을 했기 때문일까. 김서경은 비슷한 상황에서도 엉뚱한 생각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단다. 가장 큰 일탈로는 ‘10만원을 가지고 떠났던 전국일주’를 꼽았다. 하지만 이 역시 4일만에 크게 후회하며 돌아왔다고 말해 큰 웃음을 자아냈다.
◆ "정려원은 오랜 이상형…한 작품서 만나고파"
배우로서 첫 걸음을 내딛은 김서경은 하고 싶은 게 너무 많다. 특히 ‘남자가 사랑할 때’에서 자신을 보고 이름을 검색해주고 관심을 보여준 이들에게 자신에 대한 많은 걸 보여주고 싶다. 김서경은 “그분들이 제 팬이 돼 제 팬사이트에 가입해줄 그 날을 위해서 항상 지치지 않는 배우의 길을 걷고 싶다.”고 말했다.
김서경에게 이상형에 대해 묻자 단 1초의 머뭇거림도 없이 ‘정려원’을 꼽았다. 이유를 따질 것도 없이 정려원이 최고라는 그에게 앞으로의 꿈을 물었다.
김서경은 “정려원 씨와 언젠가 한 작품에서 호흡을 맞췄으면 좋겠다. 상대역이면 좋겠지만 지금은 운전기사든 동생이든 아들이든 상관 없다.”고 재치있게 답했다. 김서경은 “다채로운 매력과 향기를 내는 배우로 성장할 수 있도록 늘 꿈을 향해 도전하겠다.”고 당찬 포부를 전했다.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강경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