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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이별계약', 한국형 멜로의 뻔한 공식…약 or 독

[리뷰] '이별계약', 한국형 멜로의 뻔한 공식…약 or 독
알콩달콩 로맨스와 눈물 폭탄을 장전한 최루성 드라마로 대표되는 한국형 멜로가 중국 배우들과 만났다. 2001년 멜로 영화 '선물'(2001)로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시켰던 오기환 감독이 대륙으로 넘어가 한국과 중국의 배우, 스태프, 자본, 기술을 결합해 완성한 '이별계약'이 그것이다.

'이별계약'은 모든 것을 처음으로 함께 경험한 리싱과 차오차오 커플이 5년 간의 계약 기간을 두고 이별하게 되지만, 이후 진정한 사랑을 찾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멜로영화.

고교 시절 만난 리싱(펑위옌 분)과 차오차오(바이바이허 분)는 성인이 돼 자연스레 연인으로 발전한다. 그러던 어느 날 차오차오는 리싱의 불안한 미래를 이유로 결별을 선언한다. 갑작스러운 이별을 받아 들일 수 없는 리싱은 5년이란 ‘이별 계약 기간’을 제안하고, "그때에도 서로 싱글이라면 결혼하자"는 조건을 내건다.

시간이 흘러 다시 만난 그들에게는 이미 새로운 연인이 있다. 그러나 서로에게 끌리는 마음은 어쩔 수 없을 터. 어렵게 두 사람은 다시 만나게 되지만, 이들 앞에는 예기치 못한 슬픈 시련이 기다리고 있다.

'이별계약'은 '웃음과 눈물의 조화'라는 한국형 멜로 영화의 공식을 충실히 따른 영화다. 극 초반 알콩달콩한 에피소드로 남녀 간의 화약작용을 극대화하고, 후반부 들어 비극적 설정으로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멜로 영화 '선물'과 로맨틱 코미디 '작업의 정석' 등을 통해 남녀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그려낸 바 있는 오기환 감독은 자신의 장기를 중국에서도 십분 발휘했다. 또 배우의 매력이 영화의 재미와 직결될 수 밖에 없는 멜로 장르에서 펑위옌과 바이바이허라는 청춘스타는 영화 내내 풋풋한 매력을 발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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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중국에서는 장점으로 여겨졌을 요소들이 한국으로 돌아오면 단점이 될 수도 있다. 오랫동안 국내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소비해온 멜로 공식인데다 다음 장면과 대사가 예측 가능한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은 작품을 식상하게 만든다.

또 영화의 몇몇 설정과 장면들에선 기시감이 느껴진다. 일례로 컨테스트를 통해 사랑을 고백하는 남자 주인공과 객석에 앉아 눈물을 흘리는 여주인공의 모습은 감독의 대표작 '선물'이 떠오른다.

이같은 요소들은 리얼리티를 강조한 이야기와 실험적 스타일의 도입 등 소재와 스타일에 있어서 다변화를 꾀하고 있는 최근 충무로의 멜로와는 반대되는 선택이다. 새로운 것보다는 잘해왔던 것을 무기로 내세운 오기환 감독의 연출 방식이 높아진 국내 관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이별계약'은 이미 한중 합작 영화사에 있어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기록됐다. 지난 4월 중국 전역에개봉해 이틀 만에 제작비 3,000만 위안(한화 약 54억원)을 회수하고 현재까지 1억 9천만 위안(한화 약 350억원) 이상의 흥행 수익을 올렸다. 이는 한중 합작영화 사상 최고의 성적이자 역대 중국 로맨스 영화 중 8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6월 20일 개봉, 12세 관람가, 러닝타임 103분.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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