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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까칠한 판다…中 각별한 보호

[월드리포트] 까칠한 판다…中 각별한 보호
중국을 대표하는 동물하면 판다를 떠올리는 분 많으실 텐데요. 귀엽고 깜찍한 외모로 중국인은 물론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죠.

특히 멸종위기종으로 희소성까지 더해지면서 중국 정부가 판다에 쏟는 애정 또한 각별한데요.

지난 4월 쓰촨성 루산 대지진 이후 중국 정부가 판다에 대해 더욱 지극정성을 쏟고 있습니다.

루산 지진 이후 판다의 고향으로 불리는 쓰촨성 청두의 판다연구단지를 둘러볼 기회가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판다에 대한 새로운 지식은 물론 중국 정부의 판다 사랑이 어느 정도인지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청두 판다번식연구단지는 청두 시내에서 한 40여 분 정도 차로 이동하는 거리에 있습니다.

지난 1987년에 설립됐는데 중국내 40여 개 판다 연구센터 가운데 가장 오래됐을뿐 아니라 보유 판다수도 113마리로 가장 많은 곳입니다.

처음에 6마리로 시작해 지난 20여 년간 130여 마리의 아기 판다를 낳는 성과를 이룩했습니다.

판다 연구단지를 방문하기로 한 날 아침, 제법 굵은 빗줄기가 쏟아져 판다를 촬영하는데 불편하거나 혹 판다가 방에만 틀어박히고 밖으로는 안 나오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결과적으로 비가 내린 게 오히려 취재에 도움이 됐습니다.

판다는 서늘한 날씨를 좋아하는데 아침 일찍 한바탕 비가 쏟아지고 그치면서 더위가 한풀 꺾였기 때문입니다.  단지 소장 말로는 최근 무더위 탓에 그렇지 않아도 게으른 녀석들이 움직이려하지 않았는데 비가 내린 뒤 자기들끼리 뒤엉켜 뛰어놀고 있다며 촬영날짜를 아주 잘 잡았다, 운이 좋다고 연신 말하더군요.

청두 판다단지는 명성 그대로 연간 100만 명 이상이 찾는 곳이라 그런지 취재진이 갔을때도 관람객들이 많았습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판다를 보는 눈길이 흐뭇하고 신기하다는 느낌으로 가득해 보였습니다.
판다_500

그런데 판다는 귀엽고 깜찍한 외모로 사람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것과는 달리 성격은 지극히 까칠하고 민감하다고 합니다.

우선 먹성이 대단히 까다로운데 여린 대나무 잎이나 어린 죽순만 먹는다고 합니다.

대나무가 꽃이 피거나 잎이 시들면 굶어 죽을지언정 절대 입에 대지 않는다고 하는데요.

"호랑이는 굶어 죽어도 풀을 입에 대지 않는다"는 말이 생각나는데, 호랑이가 아닌 판다들이 그런 지조(?)를 실제로 보여준 적이 있다고 합니다.

지난 2008년 인데요, 쓰촨성 원촨 대지진으로 많은 인명 피해가 났는데  그 해 60년만에 대나무에 꽃이 피면서 판다들에게도 큰 재앙이 닥친 한해였습니다.

많은 판다들이 꽃이 핀 대나무를 입에 대지 않으면서 결국 그 해에 250여마리가 굶어 죽었다고 합니다.  멸종위기종으로 전체 개체수가 불과 2천마리 정도임을 감안하면 실로 엄청난 수의 판다가 죽은 셈입니다.

그래서 중국 정부는 2008년 판다 대재앙 이후 먹이 공급에 '특별히' 신경 쓰고 있습니다.  대나무 죽순 등을 보관하는 대형 창고를 곳곳에 지어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는데 성인 판다 한 마리는 하루에 대략 50kg 정도의 대나무 죽순을 먹어치운다고 합니다.

청두 판다단지의 경우 매일 아침 한마리당 신선한 죽순 80kg 정도씩을 공급받아 제공해주고 있다고 합니다.

판다는 무더위에도 특히 약하다고 합니다. 땀구멍이 없기 때문에 유난히 더위를 많이 탄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판다 우리에는 곳곳에 얼음이 주렁 주렁 매달려 있습니다.

더위를 느끼면 언제든 얼음을 빨아먹을 수 있게 말입니다.  얼음 물에 사과 등 과일을 섞어 만든 판다용 과일 빙수도 수시로 제공된다고 하네요.

판다 방에는 에어컨도 설치돼 있습니다.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편히 잘수 있도록 방 한켠에는 나무 침대도 갖춰져 있는데 이쯤되면 신선놀음이 따로 없겠다고 싶었습니다.

이렇게 판다연구단지까지 만들어 판다를 보호하고, 또 번식시키는 이유는 무엇보다 판다의 번식률이 극히 낮기 때문인데요.

암컷 판다는 평생 한두마리의 새끼 밖에 낳지 않는다고 합니다.

자연출산율이 1%대에 불과하기 때문에 판다 단지측은 자연스레 인공 번식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연구 개발해 오면서 최근에는 인공수정율이 50~60%정도로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다고 단지 소장은 소개했습니다.

인공 번식외에 자연 번식률을 높이기 위한 갖가지 묘안도 짜내고 있는데 1년에 4~5일에 불과한 발정기를 혹시 놓칠까봐 때가 되면 수컷 판다에게 판다용 성인 비디오를 보여주기도 한다고 합니다.

판다는 짝짓기를 귀찮아할 정도로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데  자연스럽게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준다는 겁니다.

또 짝짓기 시즌이 되면 건강한 출산 등을 위해 게으른 판다들을 운동도 시키고 특별히 영양가가 높은 '특식'도 제공해 준다고 합니다.

판다를 향한 중국 정부의 이런 유별난 애정의 배경에는 판다가 가져다 주는 엄청난 경제적 이익과 함께 중국의 약점으로 지적돼온 소프트 외교를 보완해주는 역할을 해주고 있기 때문인데요.

중국내 관람료 수입은 물론 해외 임대를 통해 중국 정부는 한해 수백억원을 벌어들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판다 한쌍을 해외에 임대해 줄 경우 임대자로부터 연간 200만 달러를 받고, 새끼를 낳으면 60만 달러를 더 받는데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액수만 연간 8천만 달러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난 1972년 닉슨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시 판다 링링과 싱싱을 선물하면서 시작된 판다 외교는 이후 중국이 영국, 프랑스 등 서구 국가와 외교 관계를 맺거나 돈독히 할때 자주 사용해온 방법입니다.

어느 민간 외교 사절보다 중국에 대한 이미지를 부드럽게하고 또 친근감을 높여줘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중국인들이 판다를 '국보'로 여기고 총력 보호에 나서고 있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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