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더위에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쳤을 때 이틀 동안 내려준 비로 꿀맛 같은 휴식을 취한 뒤라 기분이 좋았는데 벌써 장마라니 실망한 분들도 많을 텐데요.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 없는 것이 요즘 날씨인 만큼 적응하는 방법 외에는 별다른 대응방법이 없으니 어쩌겠습니까?
기상청의 전망은 이렇습니다. 여름이면 거대한 북서태평양을 지배하는 덥고 습한 공기 덩어리가 올해는 유난히 일찍 우리나라 쪽으로 세력을 확장하는 바람에 장마전선도 평소보다 일찍 발달해 다음 주 월요일(17일)부터 영향을 주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영향을 주는 모양새가 다른 해와는 사뭇 다릅니다. 우리나라 장마는 제주도부터 시작해 남부와 중부로 북상하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인데 올해는 생뚱맞게 중부지방부터 장맛비가 내리겠다는 것이죠.
앞서 설명 드린 북서태평양 고기압이 힘을 주체 못하고 오버를 하는 바람에 장마전선이 제주와 남부를 지나쳐 중부지방까지 단번에 북상을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는 매우 드믄데요. 가장 가까운 예로는 지난 1981년의 장마를 들 수 있습니다.
장마가 중부지방부터 시작되었다고 해서 남부지방의 장마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장마전선은 남쪽과 북쪽으로 갈라선 성질이 다른 큰 공기덩어리들이 힘겨루기를 하는 사이 그 중간에 자리 잡고 있다가 남북을 오르내리면서 비를 뿌리는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장마전선이 남쪽으로 밀릴 경우 남부에 비가 내리기 때문이죠.
실제로 올 장마도 중부에서 먼저 시작되기는 하지만 화요일(18일)에는 장마전선이 조금 남쪽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전국이 바로 장마 권에 들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니까 남부의 장마가 중부보다 하루 늦게 시작되는 셈입니다.
이 후 장마전선은 계속 남북을 오르내리면서 영향을 주겠고 한 달 남짓 비가 내렸다 그치기를 반복하면서 장마가 이어질 것이라는 것이 기상청의 전망입니다. 특히 북서태평양 고기압의 힘이 세기 때문에 많은 수증기 공급이 이루어져 국지적인 집중호우의 가능성도 높아 걱정인데요. 장마가 코앞에 닥친 만큼 주변에 무너질 만한 시설물은 없는 지 세심하게 살펴야 겠습니다.
장마의 시작도 궁금하지만 장마가 언제 끝날 지도 무척 궁금한 분들이 많을 텐데 사실 이 부분은 선뜻 말씀드리기가 어렵습니다. 일단 기상청의 표현을 빌리자면 장마가 한 달 가량 이어지겠다는 것이어서 7월 중순까지 비가 자주 내릴 가능성이 높은 상태입니다.
물론 장마철이라고 해서 비만 계속 내리는 것은 아닙니다. 당장 장마가 시작될 다음 주 만 해도 수요일부터 장마가 소강상태에 들면서 비소식이 없는데요. 이렇게 장마철 중간 중간에 비가 쉬어가면서 반짝 무더위가 이어질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오히려 장마철이 맞나 싶을 정도로 비가 약한 해도 많은데요. 1973년 여름에는 장마기간이 일주일에도 못 미쳐 심각한 물 부족 현상을 초래하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장마전선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예측한다는 것은 힘만 많이 들고 결과가 신통치 않은 작업 가운데 하나여서 기상청도 예전처럼 한 달 전에 장마의 시작을 전망하지 않고 있습니다.
장마가 끝난다고 해서 비가 그치고 바로 맑고 무더운 날씨만 이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최근 들어 8월의 집중호우가 예전 같지 않은 점이 두드러지지만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인데요. 특히 장마 이후에 내리는 비는 게릴라성 집중호우의 형태를 갖는데다 비의 강도는 오히려 장마철 이상인 경우가 많아 여름이 끝날 때까지 마음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맨 앞에 올해의 날씨가 정상적이지 않다는 말씀을 드렸는데 사실 이 부분이 마음에 많이 걸립니다. 그만큼 올 장마가 어떤 모습으로 이어질지 종잡을 수가 없다는 것인데요. 수방대책을 꼼꼼이 마련해 철저히 대비하는 수밖에는 다른 방법이 없어 보입니다. 앞으로 이상 징후가 나타나면 바로 취재파일을 통해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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