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전직 고위 외교관이 한국, 중국과 마찰을 빚고 있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외교 노선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 시절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을 지내며 북일 정상회담에 깊이 관여한 다나카 히토시(田中均)씨는 12일자 마이니치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역사인식 문제를 야기한 정치인들의 언행이 일본에서 우경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인식을 낳고 있다면서 "한국, 중국 등에 일본을 공격할 구실을 준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나카씨는 그 예로 '침략의 정의는 확정돼 있지 않다'는 아베 총리의 이른바 '침략 정의' 발언과 무라야마(村山) 담화(식민지 지배와 침략을 사죄한 담화) 수정 발언,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의 야스쿠니(靖國) 신사참배,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오사카 시장의 위안부 정당화 발언 등을 거론했다.
그는 또 "일본이 중국, 한국과의 관계에서 고립되고 있는 것처럼 비치고 있다"고 분석한 뒤 국익 차원에서 중국과 대화하려는 미국은 중국과 일본이 각을 세우는 상황은 자국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다나카씨는 지난달 아베 총리가 무라야마 담화를 계승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역사인식 파문의 수습에 나선데 대해 "현실적인 길을 택하려는 것이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그는 아베 총리가 역사인식과 관련한 민감한 발언들을 반복하면 "애초부터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는 인식이 정착되고 만다"고 지적한 뒤 "참의원 선거때까지는 억제할 수 있어도 그 이후 또 나오지 않을까하는 인상을 낳고 있다"며 "그것이 일본의 국익을 위해 좋을까"라고 반문했다.
다나카씨는 일본 외교가 '중국견제'를 기치로 내건데 대해 "러시아와 인도, 동남아시아 등과의 동반자 관계를 강화하는 것 자체는 옳다"고 평가했지만 "그것을 '가치관 외교'라고 칭하면 중국을 소외시키는 개념이 된다"며 "'가치관 외교'를 구호로 삼는 것은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중국이 장래에 패권을 장악하지 않도록 견제하는 것은 조용히 할 일"이라며 "큰 소리로 '견제합니다'라고 하는 것은 외교가 아니다"고 꼬집었다.
(도쿄=연합뉴스)
일본 전직 외교관, 아베 총리에 '쓴소리'
"역사인식 문제발언, 한국·중국에 대일 공세 빌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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