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적인 현대사학자로 꼽히는 65살 서중석 성균관대 사학과 교수가 오는 8월 정년 퇴임을 앞두고 오늘(10일) 오후 성균관대 600주년 기념관 6층 첨단강의실에서 '한국현대사와 서중석'을 주제로 고별 강연을 했습니다.
서 교수는 강연 초반 사학, 그중에서도 한국현대사를 전공하게 된 배경과 한국현대사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을 구수한 입담으로 풀어놓았습니다.
웃음꽃이 넘치던 강의실 분위기는 서 교수의 강연이 한국현대사 왜곡 시도가 횡행하는 지금 이 시대에 대한 개탄에 이르자 팽팽한 긴장감에 휩싸였습니다.
서 교수는 "방송은 책임 있는 곳이 아닌가.
그런 곳에서 5.18 민주화운동 당시 북한군 특수부대가 광주에 침투해 전남도청을 점령했다고 보도했다.
인류가 달나라를 점령했다는 얘기보다 더 신기한 얘기다"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어 "또 최근에는 한 신문사에서 현행 중학생용 역사 교과서가 남로당식 사관으로 쓰여 있으며 집필진의 90%가 좌파라는 식으로 큼지막한 기사를 내보내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는 "인간의 목소리로 할 수 있는 말인지 아연하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고 우리가 이런 시대에 살고 있다는 절망감을 느낀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습니다.
서 교수는 이러한 한국현대사 왜곡이 해방 이후 40년 동안 극우 반공체제 속에서 안주했던 이들이 자유개방의 시대가 오면서 위기를 맞자 퇴행적 방법으로 극우 반공 이데올로기를 재연시키려는 시도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모든 걸 빨갱이로 몰아붙이면 다 되던 시대에 살던 사람들이 이번에도 일반 한국인들이 갖는 조건반사적인 무의식을 일깨우려고 영합한 측면이 있다"고 풀이했습니다.
서 교수는 이들보다 자신을 더 분노하게 하는 것은 바로 진보세력이라며 다시 한번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는 "진보세력이라는 자들이 이런 논리에 대응 한번 제대로 했느냐.
1995년 이승만 살리기 운동이 대대적으로 일어나고 1945년 8월 15일을 '광복절'이 아닌 '건국절'로 개명해야 한다고 난리가 일어났을 때 진보세력이 과연 어떤 반응을 보였느냐"며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그는 "이런 시도는 모든 역사 인식을 뒤집어놓는 것이다.
자유와 혁명의 역사, 이상과 희망의 역사를 뒤집어놓는 것인데도 진보적인 지식인들이 대항 한마디 못했다"고 꼬집었습니다.
서 교수는 이런 모든 것이 우리 현대사를 제대로 모르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서 교수는 서울대 재학시절인 1974년 민청학련 사건으로 세 차례나 제적·복교를 거쳤으며, 1991년부터 23년 동안 교직에 몸담으면서 많은 제자를 길러 냈습니다.
"한국에는 보수세력이 없고 수구냉전 세력만 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