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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 뒤의 눈물] 매일 '친절 가면'을 쓰는 사람들

고객 서비스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아침에 출근하며 가면을 쓰곤 한다. 자신의 속마음을 감춘 채 하루 종일 미소를 짓고 고객들의 무리한 요구에도 웃으며 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강요된 미소는 그들 자신을 피폐하게 만든다.

지하철 역무원 강 씨는 회사에 출근하기만 하면 목소리가 안 나오는 발성장애를 겪고 있다. 자신의 잘못이 아닌 일로 고객들에게 폭언과 욕설을 듣고 심지어 폭행까지 당하며 생긴 병이다.

콜센터 상담원 박 씨는 수년째 정신과를 다니고 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우울증이 나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루 종일 욕을 먹고 놀림을 당하는 이 콜센터 일을 그만둘 용기가 아직은 없기 때문이다.

자신의 감정과 상관없이 고객의 감정을 돌봐야 하는 '감정 노동자'. 이들의 현실은 '쓰레기통'이다. 욕하면 욕하는 대로 묵묵히 받아들이고, 심지어 사과까지 해야 하는 그런 존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들 중 26%가 치료가 필요한 심각한 우울증을 겪고 있다. 이것은 '장기 해고자'들의 우울증 비율과 비슷한 숫자이다. 직업을 갖고 일상적인 생활을 하는 사람의 정신 상태가 해고라는 극단적인 상황에 처한 사람들의 상태와 같을 정도로 문제는 심각하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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