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비밀리에 개인 수백만 명의 통화기록을 수집한 것으로 드러난데 이어 인터넷에서까지 무차별적으로 개인정보 수집에 나섰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국가안보를 명분으로 한 미국 정보당국의 사생활 침해 논란이 증폭될 것으로 보입니다.
워싱턴포스트는 오늘 미 국가안보국 NSA와 미연방수사국 FBI가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규모 개인정보 네트워크를 가진 기업들의 중앙서버에 직접 접속해 오디오, 동영상, 사진, 이메일 등을 통해 일반인들의 웹 접속 정보를 추적해왔다고 보도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의 보도는 어제 NSA가 비밀리에 주요 통신회사인 버라이존의 고객 수백만 명의 통화기록을 수집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영국 일간 가디언의 보도에 이어서 나온 것입니다.
워싱턴포스트가 입수했다는 '1급 기밀문서'에 따르면 미 안보기관들의 인터넷 업체들에 대한 중앙서버 접속은 지금까지는 외부에 전혀 알려지지 않은 '프리즘'이라는 일급 기밀 프로그램을 통해 이뤄져왔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광범위한 자료를 토대로 새로운 정보를 찾아내는 '데이터마이닝' 기법을 활용해 일반인들의 인터넷 검색기록, 이메일, 파일전송, 실시간 채팅 등에 대한 정보를 효율적으로 추적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기밀문서는 특히 NSA와 FBI의 '프리즘'에 대한 협력기업들로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야후, 페이스북, 애플, 팔톡, AOL, 스카이프, 유튜브 등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수의 회원들을 보유한 실리콘밸리의 대표기업들을 거명했습니다.
NSA가 이 시스템을 통해 해마다 스크린하는 정보는 수조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특히 법적으로 '해외정보' 감시기관인 NSA가 자국 시민들의 인터넷 계정이 있는 미국 기업들의 서버를 깊이있게 뒤져왔다는 점은 더욱 충격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에 관련자료를 제공한 한 정부 관계자는 이 시스템을 통해 문자 그대로 사랍들의 머릿속까지 들여다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들 기업들은 '프리즘'과 같은 백도어 프로그램의 존재를 부인했습니다.
구글 측은 정부가 관련법에 따라 요청할 경우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면서도 사람들이 종종 구글이 정부를 위해 '백도어'를 설치한 것 아니냐고 의심하지만 자신들은 프로그램을 설치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페이스북과 야후 역시 NSA에 대해 중앙서버 접속을 허용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가 입수한 자료는 NSA가 이들 기업들을 '정보제공자'로 표현했으며 특히 "프리즘 생산물의 98%는 야후, 구글, MS 자료에 기반한 것이다, 우리는 이런 소스에 대해 해를 주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여야한다는 문구도 담겨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NSA의 통화기록 수집 행위가 버라이존 등 모든 주요통신사를 대상으로 수년에 걸쳐 이뤄졌다는 내부 고발자의 주장도 나와 더욱 파장을 키우고 있습니다.
전직 NSA 직원인 윌리엄 빈니는 현지시간으로 어제 미국의 진보성향 뉴스 프로그램 '데모크라시 나우'에 출연해 NSA가 하루 약 30억 통씩의 통화기록을 수집했다고 주장했습니다.
NSA 내부 고발자 출신인 토머스 드레이크도 이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통화기록 조회를 위한 법원 명령문은 원래부터 흔히 있었고, 언론 보도로 실제 문서가 만천하에 드러난게 새로울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NSA는 통신감청이나 인공위성 등의 정보망을 활용해 테러동향을 감시하는 미국 최대 안보기관으로 정보기관이 테러 용의자의 통신기록, 이메일을 도청 또는 감청할 수 있도록 하는 해외정보감시법의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이 사건은 최근 시민 자유권을 몰래 억압한다는 비판에 시달려온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다시 커다란 정치적 타격을 줄 것으로 관측됩니다.
오바마 행정부는 AP통신에 대한 전화기록 압수와 보수 정치단체에 대한 비밀 세무조사 의혹이 불거지면서 공화당 등으로부터 '진보적 이미지와 달리 언론탄압과 정치보복을 일삼는다'는 비난을 받아왔습니다.
그동안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 지지적 입장을 취해왔던 뉴욕타임스도 어제 편집국 명의로 낸 사설에서 오바마 행정부는 이제 모든 신뢰를 잃었다고 비판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테러리스트들은 정말 위협적인 존재지만, 그냥 믿고 따드라는 식의 정부 태도는 진부하다고 꼬집었습니다.
한편, 백악관은 어제 전화감시 의혹의 시초가 된 법원 명령문의 진위는 확인하지 않은 채 통화기록 수집은 국가안보와 테러방지를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제임스 클래퍼 미 국가정보국 국장은 성명에서 일급 기밀문서를 무단 공개하는 행위는 미국이 직면한 여러 위협을 파악해 대응하는 능력에 돌이킬 수 없는 해를 끼친다고 경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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