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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콘크리트에 엉켜 갇힌 4명 9시간 사투

거푸집 작업 중 붕괴사고로 매몰…전원 무사 구조

철근·콘크리트에 엉켜 갇힌 4명 9시간 사투
"올라오지 마! 무너지면 어떡하려고!"

6일 오전 광주 광산구 월계동 붕괴 사고 현장에 소방구조대원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날 오전 11시 27분께 이곳 주상복합 신축 건설현장에서 거푸집에 콘크리트를 들이붓는 작업을 하던 중 2층 거푸집이 무너지면서 내부에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 6명이 거푸집 더미에 깔렸다.

1층 외부에 있던 1명도 피해를 당했다.

임모(24)씨와 박모(32)씨 등 2명과 건물 바깥에 있던 1명은 사고 당시 가까스로 탈출했지만 나머지 4명은 거푸집 더미에 파묻힌 상황.

현장에는 가시처럼 돋친 철근과 진흙 같은 콘크리트가 뒤섞여 아수라장이었다.

사고 직전 근로자들은 건물 내 주차장 진입을 위한 경사로 지붕과 벽면을 만들기 위해 거푸집으로 구조를 완성하고 그 안에 콘크리트를 붓는 작업을 하던 중이었다.

그러나 지붕이 무게를 이기지 못하면서 힘없이 무너져 내렸고 이어 벽면을 만들려고 조성된 거푸집이 지붕 위를 덮쳐 현장에는 합판, 철근, 콘크리트가 뒤섞여 있었다.

날카롭게 튀어나온 철근 틈으로 소방 구조대원 한 명이 머리를 들이밀어 생존자의 안부를 소리쳐 물었다.

"괜찮아요. 그런데 나갈 수가 없어요."

생존자들은 소리를 지르거나 휴대전화로 자신의 안부를 바깥에 알렸다.

생존자들은 모두 붕괴한 거푸집구조물 사이에 끼어 큰 화를 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일부 근로자들은 진흙 같은 콘크리트에 목까지 파묻혀 겨우 호흡을 유지하는 상황이었다.

소방당국은 서둘러 구조에 나섰다.

크레인 두 대를 동원해 무너진 벽과 지붕 거푸집 구조물이 추가로 붕괴하지 않도록 붙들어 매고, 산소 용접기, 전기 절단기 등을 이용해 생존자들에게 향하는 좁은 길을 만들었다.

또한 30도를 웃도는 무더위 속에 구조가 지연되자 생존자들에게 산소와 식수를 공급해 탈진을 피할 수 있도록 했다.

사고가 난 지 2시간여 지난 오후 1시 35분께 비좁은 틈에서 첫 번째 매몰자인 김모(47)씨가 들것에 실려 나왔다.

그는 머리에 피를 흘리며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다행히 생명에 지장은 없었다.

20분 후 콘크리트를 뒤집어쓴 두 번째 생존자 박모(30)씨도 구조됐다.

문제는 붕괴된 거푸집 더미 깊숙이 매몰된 2명의 생존자.

이들은 대화가 가능했고 크게 다치진 않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천천히 굳어가는 콘크리트 속에 파묻혀 있어 소방대원들의 손길은 분주해졌다.

구조물을 크레인으로 조금씩 들어 올려 틈을 더 넓힌 소방구조대는 삽을 들고 들어가 콘크리트를 파기 시작했다.

그렇게 1시간 30여 분간의 사투를 계속해 오후 3시 38분께 콘크리트에 가슴까지 묻혀 있던 세 번째 생존자 김모(58)씨가 구조됐다.

가장 깊은 곳에 깔린 김모(51)씨는 굳어버린 콘크리트에 하반신과 상체 일부가 묻혀 있어 구조에 어려움을 겪다가 사고 발생 9시간 만인 오후 8시 14분께 구조됐다.

현장 구조활동에 나섰던 소방당국의 한 관계자는 "철근과 콘크리트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안전을 확보하면서 구조를 병행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모두 무사히 구조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광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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