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영부인 미셸 오바마가 차별방지 대책을 요구하며 연설을 방해한 동성애자 활동가에게 '듣지 않을 거면 나가라'고 강하게 응수했다.
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미셸은 최근 워싱턴의 한 기부자 자택에서 열린 민주당 전국위원회(DNC)의 모금 행사에 참석해 약 20분간 연설했다.
미셸이 12분가량 말했을 때쯤, 청중 앞줄에 있던 레즈비언 활동가 엘런 스터츠(56)가 돌연 연설을 가로막고 큰 소리로 오바마 대통령의 차별금지 행정명령 서명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미셸은 말을 멈추고 스터츠를 똑바로 바라보며 불쾌감을 드러내고서 단상 밑으로 내려왔다.
그녀에게 다가간 미셸은 "내 이야기를 듣던가 당신이 마이크를 잡으라"며 "그러면 나는 나가겠다. 당신이 결정하라"고 응수했다고 백악관과 풀(pool·공동취재) 기자 등은 전했다.
현장에 있던 청중 200여 명은 "미셸이 남아야 한다"고 아우성 쳤고 스터츠의 옆에 서 있던 여성도 "당신이 나가야 한다"고 요구했다.
결국, 경호원들이 스터츠를 방 밖으로 데리고 나가는 데서 소동은 마무리됐다.
스터츠는 방을 나가면서도 "죽기 전에 연방정부가 평등을 실현하는 걸 보고 말겠다"고 소리쳤다.
성소수자 권익단체 겟이퀄(GetEQUAL) 소속인 그녀는 이후 언론 인터뷰에서 "미셸이 내 코앞까지 다가와 깜짝 놀랐다"며 "영부인이 조용히 하라고 하니 더는 조용히 있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영부인이) 나를 본보기 같은 걸로 삼으려 했나 본데 전혀 두렵지 않았다"며 분을 감추지 못했다.
스터츠가 요구한 행정명령은 연방정부 계약업체에 성적 지향이나 성 정체성에 따른 차별을 금하는 내용이다.
미국 내 성소수자 운동 진영은 오바마 행정부가 행정명령 서명을 미적대고 있다며 최근 들어 실망을 드러내고 있다.
스터츠는 "젊은 성소수자들이 '이등 시민'으로 여겨지는 것에 진절머리가 난다"며 "오늘 밤에라도 서명하면 이 나라의 노동자 22%를 보호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셸의 이런 단호한 대응은 오바마 대통령이 연설 중 발생한 돌발상황에 그간 보인 대응과 사뭇 다르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지적했다.
훼방에 좀 더 익숙해서인지 몰라도, 오바마 대통령은 상대방이 이야기를 마칠 때까지 일단 기다리는 '여유'를 보인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달 23일 워싱턴 국방대학에서도 반전단체 회원이 수차례 연설을 가로막자 "들어볼 가치가 있다"고 차분하게 대처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미셸 여사, 연설방해에 "안 들을 거면 나가" 초강수
레즈비언 활동가 '행정명령' 요구에 "당신이 마이크 잡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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