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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권, '전국노래자랑' 출연 득일까 실일까(인터뷰)

김인권, '전국노래자랑' 출연 득일까 실일까(인터뷰)
영화 개봉 후 기자와 만난 김인권의 얼굴엔 초조함이 묻어났다. 이경규 감독의 세 번째 제작 영화, 더불어 자신의 두번째 주연작인 '전국노래자랑'(감독 이종필)의 흥행 스코어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 누구보다 열심히 영화를 촬영했고, 발로 뛰는 방송홍보 활동을 했으며, 열과 성으로 관객과 만났다. 그런 그가 기대할 것은 노력한 만큼의 성과일 것이다. 그러나 '전국노래자랑'의 관객 수는 기대 이하였다.

그도 그럴 것이 2013년 가장 잘된 블록버스터 외화인 '아이언맨3'가 철옹성처럼 버티고 서있었다. 누가 봐도 계란으로 바위치기였다. '아이언맨3'가 900만 명(898만 2,950명)에 가까운 관객을 모을 동안 '전국노래자랑'은 100만(97만 1,503명)도 채 동원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해서 김인권이 '전국노래자랑'을 선택한 것을 후회할까. 아니다. 김인권에게 '전국노래자랑'은 실보다는 득이 많은 선택이었다.

"차태현 선배님이 문자로 '첫날 10만 명이면 대박이야'라고 으싸으싸 해주셨어요. 관객 수도 관객 수지만, 무대 인사를 갔을 때 어르신들의 반응이 아주 좋아서 뭉클할 때가 많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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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노래자랑'은 '강철대오:구국의 철가방'에 이은 김인권의 두번째 주연 영화다. 4개의 에피소드가 등장하는 영화이기에 원톱 주연이라 할 순 없지만, 명실공히 김인권이 영화의 중심이었다. 그가 이 영화의 주연 자리를 제안받은 것은 지난해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 촬영할 당시였다.

"저는 이경규 선배님을 늘 존경해왔어요. 방송인으로서 최고의 자리에 오르고 또 영화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는 부분을요. 제 대학 선배이기도 한데, 언젠가 한번 영화를 같이 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어요. '전국노래자랑'의 캐스팅을 마다할 이유가 없었죠"

'전국노래자랑'은 33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방송 프로그램을 소재로, 실제 참가자들의 사연을 재구성해 만든 휴먼 코미디 영화. 김인권은 가수를 꿈꾸는 미용실 셔터맨 '봉남'으로 분했다. 그가 이 영화를 통해 소화해야 했던 노래는 '황진이', '챔피언', '전국을 뒤집어 놔'까지 총 세 곡. 트로트에서 댄스곡에 이르는 다양한 장르의 노래를 맛깔나게 소화해내 보는 이들의 감탄을 끌어냈다. 노래뿐만 아니라 춤도 수준급이었다.

"처음에는 댄스가수 설정은 아니었어요. 시나리오가 전체적으로 잔잔한 편인데 4개의 에피소드 중 봉남(김인권 분)과 미애(류현경 분)의 이야기는 재밌게 가자는 의견들이 많았어요. 그때 한창 '강남스타일'이 뜰 때라 싸이의 노래 '챔피언'이 떠올랐죠. 원래 가무를 즐기는 스타일은 아닌데 해보니까 재밌더라고요. 유투브를 보면서 안무 선생님과 춤과 노래를 끊임없이 연습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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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권을 이번 영화를 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다. 특히 방송일을 하면서도 영화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간직하고 있는 이경규에게 큰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정말 대단하신 분이세요. 영화에 대한 안목도 뛰어나고, 트렌드를 꿰고 계세요. 우리 영화 시나리오를 20고까지 고치는 동안에도 막연히 웃기려고 하기보다는 사람들의 애환을 담은 울림 있는 이야기로 가자는 게 이경규 대표님의 생각이었어요. 흥행만을 생각한다면 그런 판단을 하기 어렵죠"

더불어 제작자임에도 현장에서의 모든 권한은 감독과 스태프, 배우들에게 일임한 모습도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김인권은 "이경규 대표님은 현장에 거의 오시지 않았어요. 행여나 저희가 부담느낄까 그랬던 거죠. 간혹 오시더라도 멀리서 지켜보시다가 회식비만 계산해 주시고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어요"라고 말했다.

김인권은 첫 번째 주연작인 '강철대오:구국의 철가방'이 흥행에 성공하지 못해 이번 영화에 적잖은 부담을 안고 있었다.

"주연한 영화가 두 편 연속 안 되면 아무래도 부담스럽겠죠. 하지만 저는 주연만 하겠다는 주의는 아녜요. 캐릭터가 돋보이는 코미디 영화는 내가 잘하는 분야니 주연을 할 수도 있고, 다른 장르 영화에서는 감칠맛 나는 조연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영화 관계자 여러분들, 김인권은 이제 주연만 할 거란 생각은 안 하셔도 되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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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광해', '강철대오'에 이어 올해 '타워', '전국노래자랑' 그리고 개봉을 앞둔 '사도'까지 김인권은 쉼없는 연기 활동을 펼쳐왔다. 그러나 김인권은 자신을 '생계형 배우'라고 표현하면서 빨리 차기작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다음 영화에서 하고 싶은 역할을 묻자 "'토니 스타크'(아이언맨 주인공)같은 역할을 한번 해보고 싶어요. 다분히 인간적인 히어로라 매력적이잖아요. 하하. 전 웃고 즐기면서 페이소스까지 전해줄 수 있는 역할이면 다 좋아요"라고 답했다.

차기작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묻자 "시나리오가 아직 안 들어왔어요. 빨리 연기하고 싶은데...왜 안 들어올까요?"라고 조금은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전국노래자랑'을 통해 물오른 코미디 연기는 물론이고 춤과 노래로 숨겨진 끼까지 선보인 김인권은 확실히 재능과 성실함이 넘치는 배우다. 영화의 흥행 성적이 기대에 못 미쳤다고 해서 김인권에게 마이너스가 될 이유는 전혀 없다. 여전히 김인권은 영화 제작자들에게 무슨 역할을 줘도 제대로 수행해 낸다는 신뢰감 주는 몇 안되는 배우 중 한 명이기 때문이다.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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