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28일 아침, 서울 중구 퇴계로 한국보건복지정보개발원에서 근무하던 콜센터 상담원 42명은 회사로부터 갑작스러운 해고 통보를 받았다. 한국보건복지정보개발원은 보건복지 분야의 정보시스템을 운영·관리하는 보건복지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콜센터 상담원들은 이곳에서 관련 전산시스템 사용법과 오류 등에 대해 상담하는 업무를 맡았다.
부서장들은 상담원들을 모아놓고 "계약 기간이 모두 끝났으니 31일 하루만 더 나올 수 있다"고 말한 뒤 더 이상의 어떤 설명도 하지 않았다. 상담원들은 예상치 못한 해고에 당황했다. 2009년부터 매년 계속 근무를 원하는 모든 상담원은 아무 문제 없이 개발원과 재계약을 해왔기 때문이다.
해고상담원 봉혜경(53·여) 씨는 2일 "해고 통보 20일쯤 전 계약만료 통지서를 받아 재계약을 걱정하자 직원이 '통지는 형식적인 것으로 아무 의미없다'고 해 그대로 믿었다"며 "연말까지 프로그램 교육도 받아 해고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해고 통보에 항의하는 상담원들에게 사측은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는 주장만 되풀이했다. 사측은 해고 상담원들의 복직 요구에 "앞으로 상담직은 단기 계약직으로 뽑을 예정"이라며 "다시 일을 하고 싶으면 3개월짜리 계약직 채용에 지원하면 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콜센터 상담원들은 결국 새해 시작과 함께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 투쟁 150일을 맞은 지난달 30일 현재 피켓을 든 상담원 수는 8명으로 줄었다. 나머지는 투쟁에 지쳐 포기하고 다른 곳에 취업하거나 일자리를 찾고 있다.
갈등 상황이 계속되자 지난달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은 신규채용 형식으로 해고 상담원들을 두 달에 걸쳐 순차적으로 전원 복직시키고 근무 연수도 모두 인정하도록 하는 내용의 중재안을 내놨다.
그러나 사측은 "채용에 응하는 상담원에 한해 선별적으로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다 최근 무기계약 전환일이 임박한 1명을 제외한 나머지 인원은 복직시킬 수 있다며 한발 물러선 상황이다. 해고상담원들은 이에 대해 지난 6일 투쟁에 참여한 상담원 8명을 기존과 동일한 팀으로 일괄 복직시키고 고용을 보장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사측에 전달했다.
개발원 관계자는 "우리는 작년 12월 초 해고에 앞서 계약기간 만료를 통지해 재계약 의사가 없다는 뜻을 전달했다"며 "계약직은 근무 기간이 정해진 고용인 만큼 상담원의 복직은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반복적으로 재계약이 되고 사측에서 재계약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행동을 했을 경우 '계약갱신 기대권'이 발생해 사측에 재계약 의무가 있다"면서도 "다만 이 갱신 기대권은 법 해석의 문제이기 때문에 법원에서 판단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공공기관 계약직 상담원 복직투쟁 150일
상담원들 "매년 재계약 관행…사흘 전 해고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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