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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인구 10%가 마약중독…노점상 거래까지

<앵커>

이집트가 경제난과 사회불안이 겹치면서 희망을 잃은 사람들이 마약에 손을 대고 있습니다. 전체인구의 10%가 중독자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윤창현 카이로 특파원이 현장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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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이집트 카이로의 한 주택가.

노점상처럼 늘어선 남성들이 무언가를 팔고 있습니다.

흰 종이로 포장한 물건은 '방고'라는, 대마초와 비슷한 마약입니다.

한 봉지에 우리 돈으로 불과 2~3만 원 안팎.

[마약 거래상 : 한번 해봐. 그럼 또 찾게 될 거야. (다른 거 보여주세요?) 이건 40파운드(7천 원)야.]

카이로의 한 서민가에서 만난 27살 아흐메드 씨.

벌써 14년째 또 다른 마약인 해시시를 피우고 있습니다.

한 달 벌이는 겨우 우리 돈 20만 원인데, 절반 이상을 해시시 구입에 탕진하고 있습니다.

[아흐메드/ 27세 : 밥을 먹는 것처럼 매일 세 번 이상은 해시시를 피우죠. 친구들과도 피우고, 한 9개비 정도… ]

가난 때문에 어려서부터 일터로 내몰리고, 고된 노동을 견디려면 마약에 손을 대게 된다는 주장입니다.

[학교는 못 가고 어릴 때부터 일을 하다 보면 마약 같은 환경에 쉽게 노출될 수밖에 없고, 처음엔 안 그러려고 해도 결국은 그렇게 됩니다.]

실제 이집트 거리에선 청년 또는 청소년 중독자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습니다.

마약상들은 '돈벌이'만을 위해 이런 반사회적 분위기를 더 부추기고 있습니다.

[마약 밀매상 : 나는 지금 2천만 파운드(약 32억 원)를 깔고 앉아 있어.]

이집트에서 마약을 상습복용하는 사람은 전체 인구의 10분의 1.

약 7백만 명의 중독자가 해마다 4조 원을 마약 구매에 쏟아붓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경제난과 빈부격차에서 비롯되는 절망감, 당장의 현실적 고통을 회피하려는 마약 중독의 확산은 시민혁명 후 새로운 재건을 꿈꾸던 이집트 사회를 뿌리째 흔들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채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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