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황당한 재개발 지구 지정…15년째 방치돼

<앵커>

경기도 화성에 15년째 방치된 택지개발 지구가 있습니다. 토지 보상금으로 이미 2천 300억 원이나 투입됐지만 공사는 중단된 상태입니다.

그 황당한 이유를 장훈경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경기도 화성에 있는 융건릉.

정조 대왕이 사도세자와 함께 묻혀 있는 조선왕릉으로 세계문화유산에 지정돼 있습니다.

이곳에서 1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한 용주사.

사도세자의 명복을 빌기 위해 만든 사찰로 국보인 범종이 있습니다.

중요 문화재가 두 개나 있지만 주변은 황량하기 그지없습니다.

여기저기 파헤쳐놓은 대지에 무성히 자란 잡초만 있습니다.

15년 전, 택지개발지구로 지정돼 2천 300억 원의 토지 보상금까지 집행됐지만 공사가 중단됐습니다.

지자체가 실수로 문화재 보호구역 일부를 포함한 채 택지개발지구를 지정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까지 발굴된 정조대왕 초장 지의 경우 아예 개발지구 안에서 유적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정해득/한신대학교 한국사학과 :  봉분은 사적지 안에 포함돼 있지만 재실과 정자각 같은 중요 시설물은 그 터가 개발 지구 안에 포함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역사공원을 조성하겠다고 공약했지만 이 역시 계속 표류하고 있습니다.

지자체와 LH공사, 시민단체와 원주민이 실무회의를 하고 있지만 이견에 따른 갈등의 골만 깊어지고 있습니다.

[박미경/경기도 화성시 : 드라마에 나온 장소들도 문화관광 콘텐츠로 이용해서 개발하고 그러는데 우리나라 역사문화가 있는 공간을 아파트 짓는다고 해놓고는 그대로 방치하니까….]

문화재 보존과 개발 논리가 맞부딪쳐 15년째 논쟁만 거듭되는 상황.

정부가 손을 놓은 사이 중요 유적지 주변은 흉물로 방치되고 있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