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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로] 무대 위 숨은 연주자 '페이지터너'

<앵커>

연주자 옆에서 악보를 대신 넘겨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화려하거나 눈에 잘 띄진 않지만 이들의 실력이 공연을 좌우할 만큼 역할이 큽니다.

페이지터너의 세계, 김수현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넘순이, 넘돌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페이지터너.

피아니스트 옆에 앉아 있다가 적당한 시점에 일어나 연주에 방해가 되지 않게 왼손으로 악보를 넘기고 다시 자리에 앉습니다.

음악적 지식과 집중력이 필요하고, 연주자와 호흡이 맞아야 합니다.

[선다운/페이지터너 : 어떤 연주자는 좀 빨리 넘겨주기를 바라시고 어떤 연주자는 늦게 넘겨주기를 바라시거든요. 그래서 그런 걸 맞추는데, 그 신호를 캐치하는 거.]

악보 숙지는 기본.

장신구 없는 수수한 옷차림으로 연주자가 인사한 뒤에 조용히 입장해야 하고, 연주자와 함께 객석의 박수에 답례해서는 안 됩니다.

이렇게 무대에서 드러나지 않지만, 페이지터너의 실력이 공연의 성패를 좌우하기도 합니다.

[김영호/피아니스트, 연세대 교수 : 할머니분이 외국에서 넘겨주셨는데, 그 할머니가 긴장하셨는지 계속 부들부들 떠시더라고요. 그러더니 악보를 떨어뜨렸어요. 그래서 멈추고 다시 했던….]

전통적인 종이 악보를 사용하는 공연이 일반적이지만, 최근에는 이런 전자악보를 사용해서 페이지터너가 아예 나오지 않는 공연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손이나 발 터치만으로 간편하게 악보를 넘길 수 있어 손열음 씨 등이 전자악보를 즐겨 사용합니다.

[손열음/피아니스트 : 넘겨주는 분이 옆에 계시면 약간 신경이 쓰이거든요. 그래서 저 혼자 하는 게 좀 마음이 편하기도 하고, 좋은 것 같아요.]

그러나 긴 곡에서는 전원이 꺼지거나 오작동하는 경우가 있어 아직은 일부 곡에서만 사용됩니다.

종이 악보가 계속 사용되는 한, 페이지터너는 드러나지 않으면서 공연에 큰 역할을 하는 제2의 연주자로 무대를 지킬 것입니다. 

(영상취재 : 박영철·하 륭, 영상편집 : 최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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