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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밀 재배지, 유전자조작 종자 오염 여부 촉각

미국 밀 재배지, 유전자조작 종자 오염 여부 촉각
한 번도 팔린 적 없는 미승인 유전자변형(GMO) 밀이 미국 오리건주 밀밭에서 발견되자 국내외 관련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미국 밀 재배지가 GMO 종자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비 GMO 종자 재배지에서 섞여 자라거나 다른 종으로 변형 유전자가 옮겨졌을 때 '오염'이라는 표현이 쓰인다.

간혹 GMO 옥수수나 유채 등이 도로변이나 항만 근처에서 자생하는 경우가 있지만, 이는 유통 과정에서 낙곡 형태로 유출된 것이어서 심각한 문제가 되지 않는다. 국내에서도 2009~2011년 국립환경과학원 조사에서 유통 중 자연으로 유출된 GMO 작물 40여 건이 발견된 바 있다.

개발 단계에 있는 미승인 GMO가 시험재배지에서 바람이나 곤충에 의해 옮겨져 유출되는 경우도 드물게 발생한다. 이 경우 안전성이 검증되기 전이므로 유출에 따른 영향이 더 심각할 수 있다.

이번에 발견된 GMO 밀은 몬산토가 지난 1998∼2005년에 개발해 미국 정부의 승인을 추진하다 중단한 작물이라는 게 식약처의 설명이다. 유출된 시기가 최근은 아니라는 뜻이다. 이에 따라 GMO 밀이 과거 시험재배 단계에서 유출돼 재배지를 오염시켜 곳곳에서 아직도 자라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환경운동연합의 최준호 정책실장은 31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지엠워치 등 해외 비영리기구에서 문제의 GMO가 경작지를 오염시켰을 수 있다는 가설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일이 일회성 사고로 판명된다 하더라도 미국 내 GMO 관리의 허점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게 시민단체의 주장이다.

최 실장은 "전 세계 어느 곳에서도 GMO 밀이 승인된 적이 없는데도 경작지에서 GMO 밀이 자라고 있었다"며 "몬산토 같은 대표적인 종자업체에서도 GMO가 제대로 관리되고 있지 않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미국 측은 문제의 GMO 밀이 정부의 승인을 받지는 않았으나 안전성 검증은 완료한 상태였다고 식약처에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GMO를 둘러싼 논란 가운데는 작물 자체의 안전성뿐만 아니라 비 GMO 작물과 구분 유통 관리 부실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구분 유통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GMO 종자가 유출돼 토종 경작지를 오염시킬 수 있고, 나아가 GMO 유전자가 다른 작물의 유전자에 오염되는 등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최동미 식약처 신소재식품과장은 "미 당국이 조사에 착수했고 국내에서도 수입단계 전수검사를 시작했기 때문에 미승인 GMO가 경작지에서 자라게 된 경위나 오염 가능성 등은 조만간 파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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