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정권 시절 대통령 긴급조치 9호를 위반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던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문익환 목사가 36년 만에 재심을 받게 됐습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8부는 지난 28일 김 전 대통령 등 16명에 대해 재심 개시를 결정했습니다.
재심 대상에는 김 전 대통령과 문 목사뿐만 아니라 고 윤보선 전 대통령과 함석헌 선생, 함세웅 신부와 문정현 신부 등이 포함됐습니다.
신민당 부총재를 지낸 고 정일형 전 의원과 국내 첫 여성 변호사로 알려진 부인 이태영 여사 등의 재심도 개시됐습니다.
재판부는 지난 4월 선고된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결정을 참조로 "긴급조치 9호가 위헌·무효로 판단된 이상 재심 사유를 인정한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김 전 대통령 등은 지난 1976년 "우리나라가 1인 독재로 자유 민주주의와 삼권분립 제도가 말살됐다"는 내용의 민주구국선언문을 작성하고 그해 3월 명동성당 미사에서 낭독한 혐의로 기소돼 실형을 받았습니다.
김 전 대통령 등은 이듬해 대법원에서 징역 5년과 자격정지 5년 확정 판결을 받았습니다.
문정현 신부는 지난 1975년 김지하 시인의 양심선언문을 배포하고 낭독한 혐의로 징역 3년에 자격정지 3년을 받았습니다.
이들은 재심 개시 결정이 내려진 이상 전례에 비춰볼 때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첫 재판에서 모두 무죄 판결을 선고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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