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두원/사회자:
미국 남쪽 카리브 해의 작은 섬.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대한 이야기 최근에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조세 피난처로 유명해졌죠. 비자금 수사가 진행 중인 CJ 그룹도 이곳에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유령회사. 이른바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었다고 알려졌는데요. 탈세라든가. 자금세탁, 비자금 은닉 등을 위해서 조세 피난처를 이용하는 개인이나 기업들이 많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관련해서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와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
안녕하십니까.
▷ 서두원/사회자:
버진 아일랜드를 조세피난처라고 부르는데 세법 전문가인 안 교수께서는 어떻게 부르십니까.
▶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
조세피난처라는 용어는 일단 법률상 용어는 아닙니다. 통상적으로 부르는 용어인데 영어로 하면 안식처라고 번역이 되고, ‘이상향’ 이렇게 됩니다. 세금은 누구나 다 내기 싫어하니까, 단 이용하지 않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그것 도피처 아니냐. 라고 해서 그러는 것이고 제가 쓸 때는 세금 우대지역. 정도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말하면 너무 평범하니까 조세피난처라고 하면 누구나 알아듣기 쉬워서 그렇게 하는데 법률상 용어는 아닙니다.
▷ 서두원/사회자:
조세 회피처. 학계에서는 4가지 유형으로 구분한다던데 어떻게 구분합니까.
▶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
이것은 그 지역에서 주로 장점이 있는 분야가 있습니다. 금융 중심을 위주로 한 펀드나 선물 거래를 중심으로 한 지역, 지주회사 중심지역, 기술회사 중심지역. 이렇게 분류하기도 하고요. 세금을 중심으로 하면 소득세나 법인세, 상속세, 증여세가 없는 지역. 그 다음에 약간 있는 지역. 우리보다 약간 낮은 지역. 그 다음에, 자기나라 안에서는 세금을 정상적으로 과세 하지만 그 지역과 외국과의 거래에 대해서는 세금을 아예 부과하지 않는 지역. 특정 업에 대해서는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 지역. 이렇게 구분을 하고 있습니다.
▷ 서두원/사회자: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는 어디에 속합니까.
▶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
버진 아일랜드는 아까 말씀드린 분야 중에서 금융 분야에 강점이 있는 지역이고요. 두 번째는 소득세나 법인세가 없는 지역입니다.
▷ 서두원/사회자:
조세 회피지역은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 말고 여러 군데 있죠?
▶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
많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35개에서 40개 지역으로 하고 있는데요. OECD가 이것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어서, 2000년부터 계속 조세 정보를 교환해주자. 해서 블랙리스트로 올라가 있는 지역이 약 40개 지역입니다.
▷ 서두원/사회자:
할리우드 보면 케이먼 군도 이야기 많이 나오잖아요.
▶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
많이 나오죠. 케이먼 군도, 버진 아일랜드, 최근에 말레이시아 라부안, 벨기에, 스위스, 리히텐슈타인, 앙도르. 이런 지역들이 많이 이용되고 있습니다.
▷ 서두원/사회자:
법인세, 소득세, 증여세, 상속세 이런 것을 전혀 물리지 않는다는 이야기인데 그게 어떻게 가능한가요.
▶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
그 말씀을 거꾸로 해석해보면 그들은 도대체 무엇을 먹고 사는가. 이 질문인 것 같습니다. 실제로 그 나라에 가보면 세금이 없다보니까 여러 가지 관리 수수를 많이 받습니다. 세금이 없다보니 여행객들이 많이 있습니다. 각종 여행객들 갈 때마다 입장료 같은 것이 많이 있죠. 두 번째는 이들의 가장 큰 수입원은 고객들의 금융 비밀을 보호해주고 거기에 관리 수수를 받습니다. 우리가 은행에 100억을 예기하면 1~2억 정도 이자를 받지만 그곳은 거꾸로 1~2억 정도 관리 수수료를 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돈을 가지고 자기들 펀드를 운영하는 거예요. 그러다보니까 우리나라에서는 세금을 걷지만 그 지역에서는 고객들의 수수료를 받아서 운영해서 살고 있습니다.
▷ 서두원/사회자:
부자들에게는 보물섬인 셈인데, 개인이나 기업이요. 이런 곳에 재산을 두려면 어떤 자격 요건이나 절차 같은 것이 따로 있을까요.
▶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
제가 만약 조세피난처에 재산을 숨기려면 보장을 못 받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첫 번째는 거기에 지금 많이 이야기 나오는 ‘페이퍼 컴퍼니’라고 하지만, 실제 용어는 특수 목적 법인(SPC : Special Purpose. Company)입니다. 이것을 만들거나 거기에 지점을 만드는 방법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SPC를 만들거나 지점을 만들면 너무 복잡하고 여러 가지 관리감독 체계가 제법 있어서 힘들죠. 그런데 조세피난처에 가면 그런 것이 거의 없습니다. 하루면 회사가 만들어지고요. 등록세도 없고 금융실명제나 부동산 실명법도 없고 세금 계산서도 없고 차명 계좌 개설도 쉽고 하다보니까 아까 말씀드린대로 페이퍼 컴퍼니 또는 SPC를 만들어서 거기에 재산을 이전시키기도 하는 것은 일반적인 상식일 겁니다.
▷ 서두원/사회자:
그러면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런 조세 회피처들의 숨어있는 자산 규모는 대략 얼마나 될까요.
▶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
아무도 이것을 예측하기 힘들고 모릅니다만 1~2년 전에 영국에 있는 조세청 네트워크가, 자기들이 추정을 한 번 해보았습니다. 이 추정 금액도 제가 볼 때는 맞지는 않는 것 같은데 어쨌든 그 답을 그대로 인용한다면 약 21조 달러 이렇게 되는데 이것이 우리나라 GDP에 약 21배 정도가 되고, 미국의 GDP의 1.5배 정도 된다고 하는데 잘 모르겠습니다.
▷ 서두원/사회자:
그 중에 한국사람 돈은 얼마나 될까요.
▶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
자료에서 보니까 약 870조원 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1년 예산이 약 330조원인데 우리나라 예산에 약 3배 정도 되는 돈이라고 합니다. 다 믿지는 않고요. 왜 이 사람들이 그 숫자가 나왔을까. 곰곰이 생각해보니까 우리나라가 7~80년대 거치면서 무역 국가를 지향했지 않습니까. 그런데 우리가 중국 같은 나라는 직접 무역을 못 했습니다. 당시 공산주의이어서요. 그래서 우리나라가 중개무역을 많이 했어요. 홍콩이든 싱가포르이든 마카오든 이것을 통해서 중개무역을 하다보니까 그 중개무역 자금 중 일부가 그 통계에 잡혀있지 않은가. 그렇게 추정을 하는데 정확히 잘 모르겠지만 지금 벌어지고 있는 것을 보니까 상당수 돈은 밖에 그냥 나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서두원/사회자:
조세피난처에 있는 숨겨진 검은 돈 중 한국이 세계 3위 규모이다. 대단한데요. 그렇다면 공개된 자료를 중심으로 했을 때 국내 기업이 이 지역에 세운 법인이 어떻게 됩니까. 대표 기업만 소개해 주신다면요.
▶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
이것은 약간의 문제가 있지만 어쨌든 제가 기업공시 자료를 가지고 분석해 보았습니다. 자료를 분석해서 보니까 우리나라 30대 재벌기업은 모두 다 조세 피난처에 한두 곳은 가지고 있습니다.
▷ 서두원/사회자:
그런데 이런 애플, 구글 이런 곳도 미국에서 탈세가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미국 어떻습니까. 해외 금융기관 계좌 신고제도인가를 시행한다던데요.
▶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
올해서부터 하고 있습니다. 해외에 하루라도 예금 잔고가 10억이 넘어갈 경우에는 국내에 신고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미 하고 있죠. 우리나라는 내년부터는, 현재는 은행 계좌의 잔고만 하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각종 예금, 주식, 채권. 모든 것을 다 신고하도록 하고 있고요. 그 금액이 50억이 넘어가는데 신고를 하지 않았다. 이러면 형사 처분까지 하도록 규정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실 조세피난처에 돈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알게 모르게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 서두원/사회자:
870조 원 보다 적을지, 많을지. 우리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말이죠. 지금 전두환 대통령 추징금 추징할 때가 아니겠는데요. 이렇게 돈이 밖으로 돌고 있는데 대기업들은 조금 규제를 하려고 하면 우는 소리를 하지 않습니까. 현행 제도가 있기는 한데 이것 유명무실한 것 아닙니까. 어떤 조치가 필요할까요.
▶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
기업 경영의 자율화 측면에서는 가혹하다는 주장도 있지만 제 생각에는 조금 더 투명성을 높일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도적 방법은 한 두 가지 있습니다. 제가 생각할 때 첫 번째, 외국에 나가있는 돈을 일단 국내로 가지고 들어오게 하는 것이 최대 목적이지 않겠습니까. 외국에서는 자진 신고를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리니언스 프로그램이라고 하는데 제법 효과가 있습니다. 두 번째 방법은, 일단 그렇게 기회를 주었는데도 불구하고 국내에 돈이 들어오지 않았다. 이럴 때는 처벌을 강하게 해야 하는 것이죠. 세 번째는 전 세계 조세피난처가 40여 개 국이 있는데 우리나라가 2개 지역만 조세 정보 교환 협정을 체결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더 늘려야 합니다. 지금 버진 아일랜드를 조세 정보 교환을 체결한다고 치면 그 정보는 일단 우리가 제한적이지만 알 수는 있을 겁니다. 그러면 다른 지역으로 돈이 옮겨가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한 지역만 가지고 안 되니까 국제적으로 하자. 이런 이야기들을 많이 합니다. 국제적인 자금 세탁 방지법이나 이런 것을 이용해서 하자. 올 7월에 OECD가 전체적인 내용의 아웃라인을 발표할 것 같습니다.
▷ 서두원/사회자:
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 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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