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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집중호우, Regime shift

[취재파일] 집중호우, Regime shift
1. 한라산 1,000mm

여름이 채 시작되기도 전에 제주도와 남해안지역을 중심으로 큰 비가 내렸다. 한라산 백록담이 보기 드물게 장마 시작 전에 만수위를 기록했다.

지난 27일 한라산 1,673m 지점인 윗세오름에는 1시간(18:09~19:09)에 최고 91mm라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27일 하루에 윗세오름에는 810mm의 비가 내려 5월 일 강수량으로는 관측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27~28일 이틀에 걸쳐 윗세오름에는 모두 970.5mm의 비가 내렸다. 우리나라 연평균 강수량이 1,245mm인 점을 고려하면 연 강수량의 80% 가량이 단 이틀 만에 내린 것이다. 같은 기간 전남 보성에도 318mm, 보성 293mm, 순천에는 259.5mm의 비가 내렸다. 한반도 남쪽 바다에서 고온다습한 공기가 이틀이라는 비교적 긴(?) 기간에 걸쳐 다량으로 들어온 데다 수증기가 한라산이나 지리산과 충돌해 강제 상승되면서 높이 올라갈수록 비구름이 폭발적으로 발달한 것이다. 실제로 고도가 100m 높아질 때마다 강수량은 50mm 정도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는데, 서귀포에는 60mm의 비가 오는데 그쳤지만 정상 부근인 윗세오름에는 1,000mm에 가까운 비가 내렸다. 지형이 집중호우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2. Regime shift

집중호우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기상청 조사에 따르면 지난 1973년 이후 하루에 80mm(호우주의보 기준)이상 비가 내리는 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폭우라고 할 수 있는 하루 150mm(호우경보 기준)이상 비가 내리는 날이 크게 늘고 있다(연도별 여름철 호우 일수, 아래 그림 참조). 
강수도표1

남부지방의 경우(붉은 색) 10년에 0.9일씩 증가했고 중부지방의 경우(푸른 색)는 더 급속하게 증가해 10년에 2.2일씩 증가하고 있다. 더더욱 재미있는 것은 집중호우 일수가 1973~1994까지와 1994년 이후가 확연히 달라진다는 것이다. 집중호우가 급증하는 중부지방의 경우 1973~1994까지는 하루에 150mm이상 폭우가 쏟아진 날이 각 관측소별로 연평균 3.5일인 반면 1995~2012년까지는 연평균 9.6일이나 됐다. 1994년 이후가 이전보다 집중호우 일수가 3배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학계에서는 1994년을 기점으로 한반도 집중호우 체제에 큰 변화가 생긴 것으로 보고 있다. 학계에서는 이를 집중호우 "Regime shift"로 보고 있다(아래 그림 참조).
강수도표2

왜 1994년을 전후해 한반도 지역의 집중호우 체제가 바뀌었을까? 아직까지는 정확히 이렇다고 설명하는 사람이 없다. 대부분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면서 기온이 상승해 대기 중에 들어가는 수증기량이 늘어나 집중호우가 전반적으로 늘어나는 것으로 설명을 하고 있지만 왜 1994년을 전후해 집중호우 일수가 점프를 하는지는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올 여름도 집중호우가 잦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정확하게 이유를 설명하고 있지만 못하지만 올해는 한반도에 더위를 몰고 오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예년보다 강하고 일찍 발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일찍 발달해 북상한다면 장마가 일찍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통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 즉, 경계면이 장마전선인데 일찍 북상하는 만큼 장마가 일찍 시작된다는 뜻이다. 기상청은 6월 중순에 제주도와 남부지방부터 장마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예년 평균 6월 24~25일 장마가 시작되는 중부지방도 올해는 전망대로 장마가 조금 일찍 시작된다면 6월 20일쯤 장마가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강하게 발달한다는 것이다. 강하게 발달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 전체를 완전히 덮으면 폭염이 기승을 부릴 것이다. 하지만 그 경계면이 한반도를 통과하는 동안(장마 기간)에는 예년보다 대기불안정이 심해져 폭우가 내릴 가능성이 그만큼 더 커질 수 있다. 다른 조건이 같다면 올 여름에는 집중호우가 잦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기상청은 특히 올 여름에는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8월에도 대기불안정으로 집중호우가 잦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름동안 태풍도 1~2개 정도 한반도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돼 기상청 전망대로라면 올 여름 집중호우 일수는 더욱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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