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회 관전 포인트 중 세 가지를 꼽자면,
1> 손연재가 한국 선수 최초로 아시아 정상에 설 것인가,
2> 팀 경기에서도 한국 리듬체초 최초로 우승할 것인가,
3> 단체 경기에서는 어느 정도 성과를 낼 것인가, 입니다.
여기서 헷갈리는 게 팀과 단체라는 용어입니다. 팀? 단체? 언뜻 보면 그게 그거 아닌가 싶습니다. 최근 우리 선수들이 출전한 대회에서 마지막으로 팀 경기를 본 것이 2011 몽펠리에 세계선수권(당시 팀 8위) 때인데, 그 때는 손연재의 런던올림픽 출전권 획득이 관심사였지, 팀 성적은 관심 밖이었습니다. 그보다는 한 해 전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 아쉽게 팀 메달을 놓쳤던 기억이 더 선명합니다. 당시 신수지, 김윤희, 손연재가 팀으로 출전해 4위에 머무른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시아선수권에 손연재를 비롯해 4명의 선수들이 팀으로 출전한다고 하니, 많은 사람들이 묻더군요. 네 선수가 동시에 똑같이 연기하는 그거냐고. 자주 보지 못하다 보니 단체 경기와 헷갈린 겁니다.
팀 경기는 각 선수들의 개인종합예선 성적을 합산해 평가할 뿐, 따로 경기를 치르는 것은 아닙니다. 다시 말하면 각 국가당 3~4명의 선수들이 개인종합예선에서 12차례 연기해 그 결과로 팀 성적을 매깁니다(12개 점수 가운데 가장 낮은 점수 2개를 빼고, 10개 점수를 합쳐 평가). 이를테면 손연재와 김윤희가 후프-볼-곤봉-리본 4종목을 연기하고, 이다애가 볼-곤봉-리본, 막내 천송이가 후프를 연기하는 식이죠. 아니면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처럼 3명의 선수가 4종목씩 연기할 수도 있고요. 중요한 것은 각 국가별로 서로 다른 선수들이 후프 3회, 볼 3회, 곤봉 3회, 리본 3회의 연기를 펼친다는 겁니다. 경기를 할 때도 우리 선수 세 명이 잇따라 후프 연기를 펼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단체는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선수 다섯 명이 동시에 연기를 펼치는 것입니다. 영어로는 group이라고 해서 team과 구분합니다. 단체 경기는 단일 수구와 복합 수구 두 종목으로 치르는데, 올 시즌 단일 수구는 곤봉이고, 복합 수구는 볼 3개-리본 2개로 구성돼 있습니다. 단체 대표팀은 이달 초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열린 월드컵에 처음으로 출전해 두 종목 모두 7위에 올랐는데요, 아시아 선수권 대회에는 단체 출전국가가 5개국(대한민국, 카자흐스탄, 일본, 우즈베키스탄, 중국)에 불과한 만큼 메달권에 도전해볼 만합니다.
![손연재_500](http://img.sbs.co.kr/newimg/news/20130519/200664285_1280.jpg)
대회 일정을 간단히 살펴보면, 5, 6일 이틀에 걸쳐 개인종합 예선과 단체 예선이 치러지고, 7일에는 종목별 결선이 진행됩니다. 개인의 경우 월드컵 대회와 똑같이 각 종목별 8위까지 결선에 진출할 수 있고, 이번 대회에서 단체는 5개 팀에 불과해 무조건 결선에 진출합니다. 대회 마지막 날인 8일에는 대회 하이라이트인 개인종합결승이 치러지는데요, 개인종합예선 점수 가운데 가장 낮은 점수 1개를 뺀 3종목 합계로 순위를 매겨 상위 15위까지만 진출할 수 있습니다(예선에서 3종목에만 출전한 경우에는 3종목 합계로 계산). 개인종합결승 진출자를 가릴 때 한 가지 기준이 더 있는데, 한 국가당 최대 2명의 선수로 제한한다는 것입니다.
이번 대회에는 아시아 10개국 선수들이 출전합니다.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전통의 리듬체조 강국들이 많지만, 최근 성적으로 손연재보다 우위에 있는 선수는 없습니다. 우즈베키스탄 선수들이 홈의 이점을 살려 금메달에 도전하겠지만, 손연재가 4종목 합계 70점대 점수를 받아 이끌어주고, 김윤희-이다애가 종목별로 15~16점 대로 받쳐주면 팀 경기에서 한국리듬체조 사상 처음으로 팀 금메달도 노릴 수 있습니다. 리듬체조 팬이라면, 이번 대회를 놓칠 수 없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