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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리걸음' 신공항 건설에 눈치만 보는 부산 정치권

'제자리걸음' 신공항 건설에 눈치만 보는 부산 정치권
신공항 건설 추진이 이명박 정부에서 무산된 것에 이어 박근혜 정부 들어서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지만, 부산 정치권은 이 문제에 애써 고개를 돌리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영남권 5개 광역단체에 '항공 수요조사 결과 승복'을 강요하는 부당한 요구가 있었지만 새누리당 부산지역 국회의원들은 하나같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지난 대선 때 박근혜 후보가 신공항 부산유치를 약속할 때 마치 자기 공약인 것처럼 앞서 목소리를 높이던 모습과는 딴판이다.

'수요조사 결과 승복' 문제로 정부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자 새누리당 부산시당은 지난 23일 성명을 내고 "국토교통부는 차질 없고 신속한 추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지만, 민주당 부산시당의 성명이 나온 뒤에 뒤따라가는 모습을 보여 면피용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부산 정치권이 신공항 건설에 대해 정부 내에 부정적 기류가 있다는 것을 감지하면서도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눈밖에 나봐야 좋을 것 없다는 계산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부산 정가의 새누리당 한 인사는 "함부로 나서는 것을 싫어하는 박 대통령의 스타일 때문에 국회의원들 어느 누구도 드러내 놓고 정부를 비판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정부를) 강하게 공격하자는 주장도 있지만, 아직 대세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인사는 "드러내 놓고 정부와 청와대를 비판했다가는 결국 자신들의 지지도가 떨어지는 것을 알기 때문에 주춤거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부산시는 지난 23일 '신공항 전문가 그룹 자문회의'를 열고 정부의 수요조사 결과 승복요구를 비판했다.

시는 또 이 자리에서 "공항의 과거 수요 증감만을 놓고 미래 수요를 예측하는 정부의 형식적 수요조사는 미래의 항공 수요를 측정하기 어렵다"며 "정부가 신공항 건설에 뜻이 있다면 정확한 수요예측을 위한 조사와 함께 큰 그림을 그리는 타당성 조사를 함께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을 비롯하여 영남권 주민들은 "동남권 신공항에 대한 정부의 부정적 기류를 지역의 국회의원들이 차단하지 못할 경우 내년 지방선거는 물론 2016년 총선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며 정치권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분위기다.

(부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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