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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칸의 '가짜 싸이'는 한국인 입양아…프랑스판 '너훈아'

[취재파일] 칸의 '가짜 싸이'는 한국인 입양아…프랑스판 '너훈아'

서경채 기자 seokc@sbs.co.kr

작성 2013.05.25 14:12 수정 2013.05.25 20:24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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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칸의 가짜 싸이는 한국인 입양아…프랑스판 너훈아
"국제영화제가 열리는 프랑스 칸에 싸이가 깜짝 등장하다." 세계적 스타인 싸이가 예고없이 칸을 방문했다는 게 국제 뉴스로 올라왔습니다. 고급 클럽과 고성에 들어가 유명인사들과 ‘강남스타일’을 함께 노래하고 말춤까지 추고 재미난 소식이죠. 그런데 이 싸이가 진짜가 아니란 게 나중에 밝혀집니다. 한국의 진짜 싸이는 그때 미국과 싱가포르에 있었다네요. 진짜는 트위터를 통해 “칸에 또 다른 싸이가 있다며 인사를 전해달라”고 했습니다.”

과연 이 가짜는 누굴까? 일부 국내 언론은 중국인으로 추정된다는 기사도 썼습니다. 추적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단초는 프랑스 현지 방송에 싸이를 닮은 사람이 등장한 걸 봤다는 단순한 기억입니다. 수소문 끝에 방송에 출연했다는 남자와 연락이 닿았습니다. 바쁘다며 그쪽에서 정해준 시간에 달려갔더니 차림새는 영락없는 싸이, 여기다 둥근 선글라스까지, 멀리서 볼 때는 정말 싸이 아닌가 싶더군요. 하지만 한국사람은 한국사람을 알아보잖아요. 가까이서 보니까 진짜는 아니더라구요ㅋㅋ. 하지만, 인터뷰 중에 지나가던 프랑스 사람들이 사진을 찍을 수 없겠냐고 요청하는 것 보면 서양사람 눈에는 진짜로 보일 수도 있겠구나 싶더라구요.

아무튼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보니 이 남자가 자신을 한국 입양아 출신이라고 소개하더군요. 서울에서 태어나 3살 때 프랑스로 입양됐으며 한국 이름은 김재완. 물론 지금은 프랑스인 드니 카레로 살지만…여권에도 드니라는 프랑스 이름 옆에 재완이란 이름을 붙여 쓰고 있더군요. 드니는 6살때부터 음악을 했고, 지금도 뮤지컬과 대중음악 쪽으로 활동을 하고 있구요. 다음주 음반도 낼 예정인 실제 음악인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음악과 함께 할 계획도 갖고 있구요.

먼저 칸에서 벌인 소동 때문에 한국에서도 화제가 됐다고 하자, 일부러 진짜 행세를 한 건 절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칸에 간 건 자신이 싸이 모방가수임을 알리기 위해 홍보차 간 거랍니다. 칸에서 만난 사람들에게는 진짜가 아니라고 꼭 말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유튜브에 나온 VIP룸은 정말로 유명한 사람(이름은 안 밝힘)이 자신에게 함께 가자고 했고, 사람들이 싸이인지 물어보지 않아서 묻고 대답할 새 없이 따라간 것 뿐이랍니다. 사람들이 진짜 싸이라고 믿었고 그 순간 본인도 싸이 아닌가 착각할 정도였고 융숭한(?) 대접을 받은 모양입니다.

싸이 닮은꼴_538

싸이 흉내를 내게 된 계기는 지난해 말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싸이가 한창 강남스타일로 주가를 높일 때 프랑스의 한 클럽에 놀러 갔답니다. 주변 손님들이 “당신, 정말 싸이 닮았네” 하며 환호해 주자 닮은 꼴 싸이가 되기로 결심했답니다. 그렇다고 일부러 싸이를 닮겠다고 한 건 아니고 평소 싸이와 비슷하게 옷을 입고 다녀서 싸이와는 비슷한 점이 많은가 싶었답니다.

닮은 꼴 싸이가 되면서 프랑스 방송에도 여러 차례 출연했습니다. 방송에 나와 말춤을 추면 관객들이 진짜 싸이인 것처럼 박수를 보내더군요. 나름 유명세를 타면서 지금은 클럽에서 밤에 공연을 한다고 합니다. 이른바 밤무대를 뛰는 거죠. 프랑스판 ‘너훈아’라고나 할까요. 공연 장면을 봤는데 손님들 반응이 상당히 뜨겁습니다. 지금도 공연 일정이 꽉 차 있다고 합니다. 바쁜 일정 때문에 저희도 지방에 간다는 드니와 역 앞에서 만나 10분 정도 밖에 인터뷰를 못 했습니다.

드니는 아직 싸이처럼 크게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싸이 흉내를 내면서 많이 배웠답니다. 특히 싸이는 사람을 끌어 모으는 특별한 능력이 있어 보인다고 평했습니다. 존경한다는 표현도 썼습니다. 입양아지만 싸이 덕분에 한국에 대한 이미지도 많이 좋아졌고, 아직 한국에 가보지 못했고 한국말도 “안녕하세요” 밖에 못하는 수준이지만 싸이를 꼭 만나고 싶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프랑스든 한국이든 아니면 다른 나라라도 좋으니 꼭 만나고 싶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인터뷰 시간이 부족해 구체적으로 묻지는 못했지만 싸이라는 유명인 덕분에 입양아 김재완은 한국과 새로운 인연의 끈을 맺었습니다. 김재완이 아닌 드니로 살아왔고 앞으로 드니로 살겠지만, 그의 음악 인생도 싸이처럼 멋진 반전을 기원합니다. 다음주 나온다는 드니의 음반이 그의 성공에 첫 계단이 됐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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