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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운전 면허로 '낚싯배 선장'…위험천만 자격증

버스 운전 면허로 '낚싯배 선장'…위험천만 자격증
<앵커>

요즘 날씨에 배 타고 나가면 시원하겠죠. 그런데 이 배의 선장이 제대로 배를 타본 경험도 없는 사람이라면 등골이 서늘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장훈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다섯 달 전부터 낚싯배를 운행하는 40대 선장.

5급 항해사 자격증을 가졌지만 실은 고속버스 운전 경력이 전부입니다.

[선장 : 방향키를 좌측으로 돌리면 좌측으로 가고 우측으로 돌리면 우측으로 가고 이 상태밖에 모르는 거죠.]

지난해에는 낚시꾼 20여 명을 태우고 가다 교각을 들이받기도 했습니다.

[(이런 것들은 뭐예요?) 그런 것들은 전혀 몰라요. 무전기 사용하는 거 이거 하나 알고. 배를 끌고 나가다 사고도 났어요. 모르니까.]

항해사 자격증을 따려면 일정 규모 이상의 배를 최소 1년 이상 탄 경력이 있어야 합니다.

별도의 기능 시험 없이 필기시험만 붙으면 자격증을 줍니다.

배에 타 본 경험이 없어도 경력을 위조하는 일이 가능한 겁니다.

[선장 : (선주한테) 인감 하나 떼 달라고 하면 해주는 거야. 조회해도 안 나오는 것을 떼서. 배를 탔다는 경력만 있으면 되는 거야. 어떻게 보면 부조리를 하게끔 정부가 만드는 것 아니야.]

이렇게 위조된 경력으로 자격증 취득이 가능한 건 선박을 운행할 때 출항 기록을 보고하는 절차에 허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20톤 미만의 소형 선박이나 인천항, 목포항 등 근해 안에서만 운항하는 어선들은 아무런 보고 없이 출항해도 됩니다.

이런 선주들을 통해 허위 경력증명서를 제출해도 확인할 방법이 없는 겁니다.

허위 경력으로 항해사 자격증을 따지 못하도록 선박 조정 시뮬레이션을 시험에 도입하는 등 보완책이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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