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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가야 하나? 헷갈리는 '대피 유도등'

<앵커>

대피 유도등입니다. 불이 나서 연기 때문에 시야를 확보할 수 없을 때 길을 안내해 주는 생명줄이죠. 그런데 어디로 가라는 걸까요? 너무 헷갈립니다. 길잡이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실험결과가 나왔습니다.

강청완 기자입니다.



<기자>

지하철에 설치된 대피 유도등.

사람들이 어떻게 해석하는지 물어봤습니다.

[이상현/서울 행당동 : 왼쪽으로 가라고 하는 것 같은데요.]

[김지현/인천 구월동 : 오른쪽으로 가는 것처럼 보여요.]

대피 유도등은 이곳에 비상구가 있다, 또는 전방으로 계속 가라는 뜻입니다.

하지만, 사람이 왼쪽을 향해 뛰는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보니 헷갈리는 겁니다.

[최선길/서울 안암동 : 정확하게 방향이 그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조금 혼란스러울 수 있을 것 같아요.]

국내 한 대학 연구팀과 함께 실험해 봤습니다.

캄캄한 세트장에서 유도등만 보고 대피 방향을 찾는 실험.

대학생과 노인, 외국인 등 모두 67명이 참가했습니다.

유도등이 보이는 방향으로 직진해야 하지만 주춤 주춤하다가 왼쪽으로 갑니다.

유도등이 보일 때마다 계속 왼쪽으로 가는 사람들.

실험 참가자 67명 가운데 41명은 비상구를 제대로 찾지 못했습니다.

특히, 노인과 외국인이 잘못 인식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한덕순/실험 참가자 : 화살표 이렇게 그쪽으로 가라고 표시가 돼 있으니까.]

[아브라함/실험 참가자 : 왼쪽으로 가라는 사인을 봤기 때문에 왼쪽으로 갔다.]

소방방재청이 소방 관계자 2천 200여 명에게 설문 조사한 결과 22%에 해당하는 510명이 유도등의 방향을 잘못 해석했습니다.

[이영주/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화재 시에는 연기라든지 이런 것들로 가시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전적으로 피난 유도표시에 의존을 해야 하는데 이 픽토그램이 뛰어가는 방향으로 피난을 해서 잘못 피난하는 경우에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다른 나라의 경우 단순한 그림문자에도 최대한 다양한 정보를 넣고 있고, 최근엔 동영상으로 대피방향을 안내하는 유도등도 나오고 있습니다.

화살표를 함께 표시한 방향 유도등만 바르게 사용해도 혼란을 막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영상취재 : 김현상·김승태, 영상편집  :박정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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