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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입시성적 조작에 뒷돈 수수 의혹까지…국제중 입시비리

[취재파일] 입시성적 조작에 뒷돈 수수 의혹까지…국제중 입시비리
이사장과 학교장 뿐 아니라 모든 교사가 나서 대국민 사과를 해도 시원치 않다고 할 것입니다. 입시 과정에서 성적 조작이라니요. 교육자로서의 자질은 둘째 치고, 여기가 세계에서 교육열이 가장 높은 대한민국이라는 점을 망각하신 것은 아닌지 묻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왜 그랬는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대담했는지 대답은 들을 수 없었습니다. 너무 부끄러우셨는지, 아니면 오늘만 잘 넘기자고 생각하셨는지 굳게 잠긴 영훈국제중학교의 교문은 열리지 않았습니다. 일반 회사 같으면 막무가내로 쳐들어가고 싶었지만, 죄없는 아이들이 공부하는 학교에서 그럴 수도 없었습니다.

학교의 전략이 주효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음 날 조간신문에서 많이 다루긴 했지만, 교육은 늘 그 또래의 아이를 둔 부모의 관심사일 뿐인지 그 이상의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키지는 않았습니다. 적어도 제 예상보다는 말이죠.

처음 감사를 벌인다고 할 때만 해도 이렇게 조직적으로 성적 조작까지 이뤄졌으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입시가 기준이 아니라 학교의 입맛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상황은 사실 믿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뽑아야 하는 아이와 떨어뜨려야 하는 아이를 정해놓고 누구는 만점을 주고, 누구는 일부러 점수를 깎았다고 합니다. 일반 전형, 사회적배려대상자 전형 가릴 것 없이 성적 조작이 이뤄졌지만, 추첨까지 통과해야 하는 일반 전형보다는 사배자 전형이 합격시키기에 훨씬 안전한 방법이었을 겁니다. 주관적 채점 영역에서 만점을 주고도 내정자 3명이 합격권 안에 들지 못하자, 13명에 달하는 다른 우수 지원자의 점수를 깎았습니다. 지금 그 부모들의 심정은 어떨까요.
교실 블러

감사를 실시한 서울 교육청은 일단 모든 것이 정황일 뿐 사실 관계는 검찰이 밝혀야 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채점표 원본을 무단 폐기해 사실관계 확인이 어려웠고, 그 부분이 오히려 성적 조작 의혹을 스스로 자초한 것이라고도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학교 영훈과 대원국제중 두 곳 모두 채점표 원본을 일부러 없앤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연필로 슥슥 써 놓은 지저분한 것들을 모아놓은 대신, 컴퓨터로 이기하고 그 결과물에 채점자가 도장을 찍었으니 그 일람표가 원본이 아니고 무엇이냐고 답변했습니다. 누구 말이 사실이냐 아니냐를 떠나서 기본적인 안전장치와 확인장치가 없다는 점도 드러났습니다.

이제 공은 검찰에 넘어갔습니다. 뒷돈 수수 의혹 등 모든 부분이 명확하게 밝혀지고 재발방지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교육기회의 균등이라는 마지막 사다리만큼은 이 사회 전체가 나서 지켜줄 때 건강함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선택 받은 학생에게 주어진 튼튼한 동아줄과 선택받지 못한 학생에게 주어진 썩은 동아줄. 한참을 국제중학교 교문 앞에서 서성이는 내내 너무나 참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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