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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프랑스, 계절의 여왕이 사라지다

견기기 힘든 고약한 날씨…비에 젖은 칸

[월드리포트] 프랑스, 계절의 여왕이 사라지다
요즘 파리는 우울합니다. 봄이 사라졌습니다. 춥고 비가 자주 옵니다. 지금도 사흘째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프랑스에서 보기 드문 장마입니다. 계절의 여왕은 어디로 갔을까요? 한 프랑스 언론은 “봄은 내년에나 올 것이다”라는 암울한 기사를 썼습니다.

파리 취파용



지금 프랑스 날씨는 강우량, 햇빛, 온도 등 어떤 것도 계절과 맞지 않습니다. 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칸은 우산이 필수품이 됐습니다. 비가 영화제의 흥행을 망쳐놓고 있다는 말도 나옵니다. 프랑스 기상청 관측으로는 영화제 기간에 칸에 비가 36시간 동안 72mm 내렸다고 합니다. 근처 지방엔 하루에 137mm가 내렸는데 이는 예년 한달 치 강우량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비가 내려서 프로 축구 경기가 열리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웬만해서는 경기가 중단되지 않는데 날씨가 심술을 부리고 있습니다. 프랑스 남동부는 홍수 경보까지 발령되기도 했습니다. 피레네 산맥 근처엔 폭설이 쏟아졌습니다.

 
파리 취파용



비가 오면서 기온도 낮게 형성되고 있습니다. 예년 평균보다 5도 정도가 낮습니다. 최근 25년간 가장 낮은 기온입니다. 남서부 포 지방에서는 지난 달 30도까지 올랐는데 최근에 10도를 넘지 않을 정도로 춥습니다.

비구름이 해를 가리니 일조량도 줄었습니다. 일부 지역은 60%나 감소했습니다. 따뜻한 햇살이 없으면 농작물이 잘 자라지 않습니다 .수확 시기가 3주 정도 늦어지고 있다는 농민들의 하소연도 들립니다. 작황이 좋지 않아 농산물 가격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서민들은 물가가 올라 부담이고, 상인들도 손님이 줄었다며 고약한 날씨를 탓합니다. 사람들은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렇게 프랑스가 이상기후를 보이는 것은 아이슬란드에서 불어오는 바람 때문입니다. 습기를 머금은 바람이 프랑스와 서유럽 지역에 형성된 저기압과 합쳐져 비를 자주 뿌린다는 분석입니다.
 
모든 프랑스 사람들이 기대하는 건 언제 날씨가 좋아지느냐 입니다. 이번 주말도 바람이 많이 불고 춥겠다는 예보입니다. 11월 기온과 유사하게 떨어져 춥다고 합니다. 프랑스 기상청은 5월말 심지어 6월 초까지 좋은 날씨를 구경하기 힘들 걸로 예보했습니다. "그럼 여름은 괜찮을까?" 기상청은 실망스런 답을 내놓았습니다. “아무 것도 몰라”라는 답변입니다. 과학적 예측은 가능하겠지만 올 봄 이런 추위를 누가 예상했겠냐는 겁니다. 아무튼 여름 관광 성수기 전에는 날씨가 좋아지겠죠? 저도 빨리 계절의 변화를 느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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