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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부동산재벌 트럼프, 분양계약 위반혐의로 법정공방

미 부동산재벌 트럼프, 분양계약 위반혐의로 법정공방
미국의 부동산 재벌이자 TV 유명인사인 도널드 트럼프(66)가 분양 계약 위반 혐의로 법정에 섰다.

15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부동산투자그룹 '트럼프 오거나이제이션'(The Trump Organization)의 최고경영자(CEO)인 트럼프는 전날부터 이틀간 시카고 연방법원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두, 2009년 완공된 92층짜리 초고층 주상복합빌딩 '시카고 트럼프 타워'(Trump International Hotel & Tower, Chicago) 분양계약 위반 혐의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회장은 심문 첫날인 14일에는 증인 의무를 성실히 준수하고 원고측 변호인단의 질문에 비교적 여유만만하게 대응했다.

하지만 공방이 본격화된 15일에는 분양 조건 변경에 대한 책임을 부인하며 변호인과 언쟁을 벌이다 판사로부터 '말다툼 중지' 권고를 받았다.

그는 80대 고소인에 대한 반감을 여과 없이 드러내기도 했다.

이번 소송은 시카고 트럼프 타워 투자자 재클린 골드버그(87)가 제기했다.

골드버그는 각 100만 달러(약 11억원)에 이르는 호텔 객실 2실을 분양받기 위해 보증금 51만6천 달러(약 5억7천만원)를 납입했으나 추후 매입 의사를 철회했다.

그는 "트럼프 타워 측이 객실 분양자들과 호텔 수익금 일부를 나누겠다던 계약 조건을 임의로 변경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골드버그는 '호텔 분양 계약 위반 및 사기 관행 혐의'로 트럼프 타워 측을 고발했다.

그는 계약금 환불과 50만 달러(약 5억5천만원)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유명 리얼리티 TV쇼 '어프렌티스'(Apprentice)에서 "넌 해고야"(You Fired)를 외치는 트럼프지만 법정에서의 의무는 다르지 않았다.

전날 첫 증언대에 오른 트럼프는 이름을 대라는 판사의 요청에 "도널드 존 트럼프"라고 답한 뒤 "T-R-U-M-P"라고 성씨 표기를 또박또박 확인했다.

골드버그 측 변호인단은 "트럼프는 기업 브랜드와 사업 전반에 걸친 모든 일을 직접 컨트롤한다"며 "수익 공유 아이디어로 골드버그를 유혹한 사업안도 트럼프가 중심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시카고 트럼프 타워 부지 개발 계획은 부지 원소유주가 내놓은 것이다. 그들이 내게 사업 계획안을 설명했고 나는 부지를 선택했다"며 "계약상 '수익 공유' 제안은 트럼프 타워 측에 취소할 권리가 있었고 골드버그는 이를 알고 서명했다"고 항변했다.

이어 "(큰 기업을 운영하다 보면) 경영 책임의 많은 부분을 위임해야 한다. 내겐 유능한 직원들이 있고 그들에게 의존하고 있다"며 "나는 빌딩들을 짓고 그들은 판다"고 강조했다.

재판 도중 트럼프가 호화 건축 사업 성공담을 늘어놓자 골드버그 측 변호인 셸리 컬윈은 증언 일부를 재판 기록에서 삭제해줄 것을 요청했다.

컬윈 변호사는 트럼프가 사실을 증언하는 대신 그럴듯하게 들리는 연설을 늘어놓으며 시간만 끌고 있다면서 기업 광고 시간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둘째 날 법정 분위기는 한층 격해졌다.

트럼프와 골드버그 측 변호인단이 '이의 제기'를 거듭하며 치열한 공방을 펼치자 에이미 세인트 이브 판사는 양측을 향해 "말다툼을 중단하고 호흡을 가다듬어라"고 권고했다.

판사는 감정적으로 언성을 높이는 트럼프에게 "피고측 변호인이 묻는 말에 제대로 답하라"고 지적했고 변호인에게는 "질문을 간단명료하게 할 것"을 요구했다.

트럼프 회장이 트럼프 타워 분양 관련 재판에 직접 증인으로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는 증언을 마치고 법정을 나서며 "불명예스러운 일이다. 골드버그는 80대 고령을 무기로 내 재산을 뜯어내려 애쓰고 있다"고 불쾌감을 나타냈다.

(시카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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