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매니페스토 실천본부가 최근 18대 국회의원 총선 공약 이행과 관련해, 중간 점검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지역구 국회의원 246명 중 국회의장과 재보궐선거 3명, 장관 2명을 제외한 24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는데요. 그 가운데 답변을 한 161명의 공약 이행 정보공개 내용을 분석한 겁니다. 이들 지역구 의원이 지난 총선에서 국회의원 선거 공보에 제시한 공약은 무려 4천 416개였습니다. 의원 한 명당 평균 공약 수가 27개 정돕니다. 정보를 공개하지 않은, 그러니까 답변하지 않은 의원들의 평균 공약 수는 53개로 2배에 가깝습니다.
<공약이행정보 공개 국회의원 (지역별 가나나順)>-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자료
국회의원들이 당선된 지 1년이 조금 지난 시점이어서 이행률은 그리 높지 않았습니다. 12. 2%에 불과했습니다. 눈여겨 볼 점은 벌써 16개의 공약이 폐기됐고요. 보류된 공약은 75개였습니다. 보류 공약은 사실상 폐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폐기된 공약을 살펴봤습니다. 대구의 한 국회의원은 철도의 지하화를 추진하겠다는 공약을 폐기했습니다. 경기에서는 아파트 주변에 초등학교를 지겠다는 공약, 또 특수 목적고를 지역구내로 유치하겠다는 공약이 '빌 공' 자, 空약이 됐습니다. 경남에서 고속도로의 진입로를 뚫겠다는 것, 산업단지를 만들겠다는 것이 있었고요. 광주의 한 의원은 이동통신비 기본료와 문자메시지 요금을 폐지하겠다는 공약도 내걸었다 거둬들였습니다. 보류된 공약 대부분은 고속도로를 건설하겠다거나 도로를 확장하겠다는 내용이 많습니다. 강원도의 한 의원은 8개의 공약을 보류한다고 답했는데, 그 가운데 6개가 도로와 관련된 공약이었습니다. 지역별 공약 이행률은 아래와 같습니다.
<지역별 공약이행 현황>-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자료
매니페스토 실천본부는 국회의원이 내건 공약들이 기초.광역 단체장의 공약과 중복되는 부분을 지적합니다. 단체장과 국회의원이 따로 있는데, 서로간 역할 구분이 모호해진다는 거죠. 국회의원은 공약 이행 과정에서 무엇을 얼마만큼 노력했는지 불분명하다는 점도 문제라는 겁니다. 매니페스토 본부의 이광재 사무총장은 국회의원들의 공약이 지역민원성 공약이 대다수라는 점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국회의원은 지역대표성을 갖지만, 동시에 국가대표성도 갖고 있는데, 국정 공약이 지역 공약에 비해 너무 적다는 겁니다. 이 사무총장은 현행 공직선거법에 국가대표성을 더 강조할 수 있도록 제도를 고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소비자들이 제품을 고르는 방식은 다양합니다. 제품의 모양이 마음에 들어서 구매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자신이 계속 구입했던 제품이라서 믿고 사는 경우도 있습니다. 국회의원 개인의 이미지가 좋아서 선택하거나 아니면 지지하는 정당 소속이어서 믿고 표를 주는 경우도 이에 해당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제품의 사양을 보고 고를 수도 있죠. 예를 들면, 건강음료를 고를 때 성분을 보고 사는 소비자도 있습니다. 몸에 좋은 어떤 성분이 있는지 꼼꼼하게 살펴보는 겁니다. 국회의원의 공약을 꼼꼼히 따져보는 경우는 여기에 적용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허위나 과장된 표시가 있는 것 아닌지 알 수 있다면 물건을 살 땐 도움이 되겠죠. 국회의원들이 자신이 내건 공약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는 이윱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