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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전봇대 위치 정보' 아직도 모르세요?

올해부터 경찰에서도 시행

[취재파일] '전봇대 위치 정보' 아직도 모르세요?
"아이가 다리를 다쳤어요. 뼈가 어떻게 된 것 같아요"

지난달 28일, 인천소방본부 상황실에 여성 한 명이 조급한 목소리로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그런데 자신이 있는곳이 어딘지 잘 모르겠다는 이 여성. 상황실 근무자는 침착하게 주변에 전신주가 있는지 물어봅니다.

"전신주에 쓰인 번호가... 8528a, 391이요"
7자리 숫자와 영문 한 글자, 상황실에선 구조 요청 신고자의 위치를 정확하게 확인해 구급대원들에게 전달했고 인천 갈현산 주변 등산로에 단번에 도착해 발빠른 구조를 할 수 있었습니다.
전신주 위치정보
사람이나 건물이 많지 않은 외진 곳에서 구조 요청을 해보신적 있으십니까. 아니면, 지금 당장이라도 그런 일을 겪게 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휴대폰을 꺼내 자신의 위치를 찾거나 일단 구조 요청을 해서 휴대폰 위치 추적을 요청하는 방법을 택하겠지만, 이런 방법들로도 본인이 있는 위치를 정확하게 알리기란 쉽지 않습니다.

휴대폰 위치 추적의 경우 도심권에선 추적 반경이 500m에서 1km, 도심권을 벗어나면 2~3km나 됩니다. 한시가 급한 구조활동에서 1~2분 차이가 얼마나 큰 건지 아실겁니다. 이에 반해 전신주 위치 추적을 통한 구조 활동이 효율적이고 정확한건 말할 필요가 없겠죠.
전신주 위치정보
위치정보가 담긴 전신주는 전국에 850만 개. 성인 키보다 조금 더 높은 곳에 쓰인 숫자가 바로 그겁니다. 위 사진에서 보면 '85'는 위도, '19'는 경도, 'F102'는 세부위치를 말하는거죠. 구조 요청을 할때는 전화기에 '8519F102'라고만 말하면 위치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국전력의 협조로 소방서는 2006년부터 이를 매우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상황실에서 위치 정보를 입력하는 것을 직접 지켜봤는데, 컴퓨터에 번호를 쓰는 것만으로 지도에서 정확한 위치를 확인해주고 이른바 '로드뷰'라는 프로그램으로 주변 건물들을 실사로 확인할 수 있도록 돼 있었습니다.

올해부터는 경찰에서도 범죄 예방을 위해 전신주 위치정보를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밤길에 주변 건물들이 잘 보이지 않을때 활용도가 높을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홍보가 부족해 많은 사람들이 모르지만, 이 역시 조금씩 보완해 나갈수 있을거란 생각입니다. 좋은 정보는 많이 알리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겠죠. 지금부터라도 주변을 다니면서 전신주에 쓰인 번호를 한번씩 봐 보세요. 위급할때 좋은 정보가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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