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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못 피우는 자식 주머니에서 담배가…"

"담배 못 피우는 자식 주머니에서 담배가…"
 "나에게 휴식은 없구나.

사람 대하는 게 너무 힘들다.

일이 자꾸만 쌓여만 가고, 삶이 두렵고 재미가 없다.

아침이 오는 게 두렵다" 15일 새벽 열차에 몸을 던져 스스로 목숨을 끊은 충남 논산시 소속 사회복지 공무원 김모(33)씨의 지난 7일자 일기의 내용 일부다.

김씨의 빈소가 차려진 백제병원 장례식장은 갑작스런 비보에 놀라 달려온 유가족들과 직장동료, 지인들의 슬픔이 넘쳐났다.

막내아들의 갑작스런 죽음에 가족들은 서로 부둥켜안고서 오열했고 아버지는 발을 동동 구르며 안타까워했다.

김씨의 아버지는 "날마다 야근의 연속이었다.

빠르면 밤 11시, 보통 자정이 넘어서 들어왔다"며 "담배를 피우지 못하는 녀석이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으면 주머니 속에서 담배가 나왔겠냐"고 울먹였다.

지난 어린이날에 당직 근무를 했는데 다음날 쉬지 못하고 또 일을 나가는 등 지난 2월부터 거의 하루도 쉬지 못했다는 사실도 알렸다.

아버지는 "아직 젊은 나이에 꽃을 다 피우기도 전에 저버렸다"며 아들이 남긴 담배를 꺼내 입에 물고선 시선을 먼 곳으로 향했다.

김씨는 그간의 고충을 고스란히 일기장에 남겼고 내용 대부분은 과다한 업무에 따른 스트레스와 하소연이었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대학 졸업 6년 만에 공무원에 합격한 김씨는 지난해 임용돼 논산시청 사회복지과에서 일해왔다.

동료 3명과 함께 1만명이 넘는 논산 지역의 장애인 주거시설 운영비와 단체 사업비 등을 관리하는 업무를 맡아왔다.

낮에는 민원인을 상대하느라 본인 일을 못해 퇴근 이후부터 보조금을 관리하고 도청에 제출할 자료를 정리하기에 바빴다고 동료들은 안타까움을 전했다.

직장동료 박모(32·여)씨는 "인사성도 좋고 성실해서 주변에서 평이 좋았는데 이렇게 일찍 떠날 줄 몰랐다…"라며 말을 잊지 못했다.

김씨와 함께 장애인 업무를 담당한 한 직원은 "김씨는 주말도 없이 매일 저녁 11시 넘어서 퇴근하는 등 1만여명이 넘는 장애인 보조금 등을 관리하다 보니 격무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다"며 "일을 회피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성격인데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게 안 믿어진다"고 안타까워했다.

(논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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