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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잣나무 '시들시들'…겨울 제설제 때문

<앵커>

고속도로 주변에 심어진 잣나무들이 말라 죽어가고 있습니다. 원인을 알아보니 지난 겨울 유독 많이 내린 눈과 관련이 있었습니다.

박현석 기자입니다.



<기자>

분당-내곡간 고속화도로 내곡터널 부근입니다.

생기를 띠어야 할 잣나무 잎들이 붉게 말라가고 있습니다.

도로 쪽에 있는 나무들이 특히 심합니다.

[선병채/경기 남양주시 : 아랫부분이 불그스름하게 물감칠해 놓은 것처럼 물이 들었는데, 이게 웬일인가 생각을 했는데 보기가 별로 안 좋습니다.]

전국의 고속도로 주변에 심어진 잣나무들이 이처럼 고사 위기에 신음하고 있습니다.

인천공항 고속도로도, 중부고속도로 주변도 마찬가지입니다.

도로 주변 토양의 산도를 측정해봤습니다.

도로에서 먼 곳은 나무의 생장에 적정한 ph 5.5에서 6.5 사이를 나타냅니다.

하지만 도로 바로 옆은 수치가 적정 범위를 훌쩍 넘어섭니다.

땅속 수분이나 영양분의 흡수를 방해하고 있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지난 겨울 폭설 때 제설을 위해 도로에 뿌린, 엄청난 양의 염화칼슘이 원인일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습니다.

[권건형/경기도 산림환경연구소 박사 : 잎에 묻게 되면 잎에서의 탈수작용을 일으켜 잎을 붉게 물들게 하고 요, 토양에 떨어진 제설제는 칼슘과 염소가 과도하게 집적돼 잎이 누렇게 되는 작용을 나타내게 됩니다.]

나무 잎에 묻거나 땅위에 남아 있는 염화칼슘이 한창 왕성해야 할 나무의 생장을 가로막는다는 얘기입니다.

특히 이런 고속도로에서는 차량들의 빠른 속도만큼이나 바닥에 있던 제설제가 높이 튀겨 오르기 때문에 나무들이 피해를 입기가 더 쉽습니다.

[도로공사 관계자 : (도로공사에서는) 동계에 나무에 비닐을 씌워주고, 해빙기에는 잎을 한 번 씻어주는 세척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도로공사 측은 피해를 본 나무가 곧바로 죽는 것은 아니지만, 토양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 점차 친환경 제설제 사용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박진호·박현철, 영상편집 : 김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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